댓글 한 줄의 대가, 형사 재판부터 손해배상까지!

정치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에서 "XX 정치인은 간첩이다"와 같은 발언을 하여 시민단체나 제삼자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는 공적 인물을 비판할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비록 간첩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보다는 정치적 성향이나 행보, 태도를 비판하는 취지의 의견 표명으로 보인다"며 '각하'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판단에는 주로 "발언의 주된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포함된다.

또한 "댓글에 '기레기'라고 적었더라도 이는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경멸적인 모욕 표현이긴 하지만,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는 단어이고 기사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라는 대법원 판결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와 같은 인신공격적 표현은 불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처럼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대한 판단 기준은 사안이나 재판장에 따라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비판'인지 아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순간적인 감정에 상대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일은 주의가 필요하다.

본인이 고의가 없더라도 연예인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근거 없는 소문을 SNS에 올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인터넷이나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간주되어 최초로 글을 작성해 퍼뜨린 사람뿐만 아니라, 그 소문을 단순히 재미로 복사해서 붙여 넣은 사람까지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다 보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와 같은 형사 재판에서부터 손해배상 청구 같은 민사 소송에 이르기까지, 범죄 기록이 늘어나고 변호사 비용과 합의금까지 물게 되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실무적으로도, 사안이 경미하고 범죄 전력이 없으며 합의까지 이루어진 경우라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지만, 죄질이 나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당시 피해자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고, 이 같은 범행으로 피해자의 고통이 더욱 가중됐다”는 판결 내용과 함께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참고로 알아두자.

1:1 전화상으로 욕설을 주고받는 것은 모욕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듣고 있는 자리에서 “개XX, 병XXX” 같은 욕설을 하면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즉, 경멸적인 감정으로 하는 모욕은 기분 나쁘게 들릴 만한 욕설을 말하며, 명예훼손은 사실이든 허위든 구체적인 내용으로 다른 사람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이 둘 다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인 ‘공연성’을 성립 요건으로 한다. 그래서 한 사람에게 말해도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될 수 있다.

그리고 명예훼손은 실제로 고의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더라도 그런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된다.

최근에는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지”라고 상대를 향해 푸념하듯 내뱉은 욕설이라도, 주변에 듣는 사람이 있는 경우 전파 가능성이 있어 공연성이 인정되어 모욕적인 언사로 충분히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채무자가 일하는 직장에 찾아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돈을 빌려 갔으면 끝까지 갚아야지, 왜 전화도 안 받고 XX이야”라는 식으로 망신을 주게 되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

물론 형법 제310조에 따르면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또는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를 보고 판단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결국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