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 함께 동네 산책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막대사탕을 하나씩 입에 물고 잔뜩 신이 나 있었다. 그러다 장난을 치던 둘째가 사탕을 떨어뜨렸다. 아이는 속상함에 울음이 터졌고, 한 번 터진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집에 가서 새것을 주겠다 했지만 그치지 않는다.
얼른 집에 가서 새것을 주려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첫째가 갑자기 배가 부르다며 사탕을 나에게 건넨다.
“배부르다고? 정말? ”
한번 더 물을 새도 없이 둘째가 그럼 자기가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오빠의 배부르다는 말에 둘째의 눈에 눈물은 온데간데없다. 그렇게 우리에게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나는 마음이 못내 쓰여 다시 첫째에게 물었다.
“정말 배가 불렀어? 먹기 싫었던 거야?”
“아니 사실 배 안 불렀어. 동생이 울어서 준거야.”
겨우 아이 눈알만 한 막대사탕이 배부를 일이 있을까. 그런데 그날 우리 가족은 막대사탕 하나로 모두 배가 불렀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 이런 느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