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한글 독학의 비법, 독서
첫째 아이가 한글에 조금씩 관심을 보일 무렵,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는 네가 혼자 한글을 깨쳤으면 좋겠어. 그럴 수 있지?
우스갯소리로 한말이었는데 아이는 약 6개월 뒤, 정말 혼자 한글을 읽고 쓸 줄 알게 되었다.
물론 아직 어려운 받침이 있는 글자를 읽는 것은 어려워하고,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아이는 혼자 책도 읽고, 혼자 쓰고 싶은 글을 쓴다.
아이가 한글을 독학했다고 내가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는, 아이와 따로 시간을 내어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글을 완전히 익히기 전까지 한글 학습지를 하거나 한글 문제집을 풀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아이는 한글을 낱자가 아닌 통문자로 익혔다. ㄱㄴㄷ을 배우지 않고 한글을 깨친 셈이다. 물론 통문자를 익힌 뒤, 나중에 알려주었다. 하지만 한글을 스스로 익히면서 생긴 단점도 있었다. 아이가 ㄱㄴㄷ부터 배우지 않아, 글씨를 순서대로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ㄷ'이나 'ㄹ'같은 경우 연필을 데고 한 번에 써버린다. (현재 나와 고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스스로 익히니 좋았던 점은, 아이를 붙잡고 한글을 가르치느라 시간을 보낼 이유도 없었고 아이와 싸울 일도 없었다. 그리고 재밌고 즐겁게 한글을 익히다 보니 아이는 지금도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요즘 우리 아이의 취미는 책 읽기, 책 만들기이다.
우리 아이가 한글을 독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예상했겠듯이 '독서'였다.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나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은 한글을 쉽게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책에 쓰여있는 글씨에 친숙해졌다.(책을 아주 많이 읽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은 앞서 올렸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글씨에 친숙해진 아이는 어느샌가 책에 있는 글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자주 보이는 글씨, 쉬운 글씨 등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예를 들어, 엄마 아빠 등)
그리고 나는 앞에서 언급했듯 아주 어려서부터 보던 책들을 버리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가져와 읽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글을 익힐 무렵 보드북 재질의 큰 글씨로 적힌 적은 글밥의 책들은 한글을 스스로 깨치기 좋은 수단이 되었다.
돌 전부터 읽은 책이라 내용도 익숙했고, 일부는 외운 책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가나다라를 외우는 것보다, 친근한 내용의 책을 통해 글씨를 익히니 더욱 편하게 한글을 깨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한글을 거의 다 익힌 지금도 나와 함께 책을 읽으며, 새로운 글자들을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