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이토록 기다려졌던 때가 없었다. 마치 어른이 된 나에게 다시 찾아온 어린이날 같다. 어버이날이 되기 며칠 전부터 두 아이는 “오늘 유치원에서 꽃을 만들었어!”, “오늘 유치원에서 편지를 썼어!”하며 나에게 어버이날 행사 소식을 참지 못하고 들려주었다.
작년엔 둘 다 아직 어려 어버이날 편지나 그림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적는 걸 보니 자꾸만 자꾸만 기대가 된다. 5월 8일 출근하는 아침에는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온다.
설레는 어버이날이라니!
어버이날 당일, 부랴부랴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자, 아이 둘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편지를 건넨다. 얼른 열어보라는 눈빛과, 기대에 가득 차서 동동거리는 발, 감추지 못한 미소까지. 아이에게 건네받은 편지를 보니 ‘내가 어버이가 맞는구나!’하는 확신과 함께, 꽤 잘 살아왔다는 거창한 확신마저 든다.
언제부턴가 어버이날, 스승의 날과 같은 날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어쩌면 그런 날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진심보다는 의무감이 앞서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이런 날들에 필요한 단 하나는, 꾹 눌러 담은 진심 하나면 충분한데 말이다.
이렇게 순도 100프로의 진심이 담긴 어버이날을 언제까지 맞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분간 나는 어버이날이면 설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