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을 1학년 체험학습 때문에, 동학년 선생님들과 체험학습 장소에 사전답사를 다녀온 날이었다. 30도가 가까운 불볕더위에, 청계천~경복궁 사이를 오가며 동선 체크를 하고, 안전 점검 등을 3시간쯤 한 것 같다. 다리가 너무 아파 내 걸음을 체크해 보니, 12000보가 넘어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해서 아이를 만나, 늘 그렇듯 오늘 하루에 대해 말해주었다.(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이와 서로 학교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공유한다.)
오늘 엄마 진짜 힘들어. 3시간 넘게 걸었어.
오늘 너무 더워서 땀도 엄청나고 다리도 너무 아파.
아이는 “엄마 진짜 힘들었겠다.”라며 나를 다독이더니, 금세 자기 방으로 사라진다. 괜히 섭섭한 마음에 누워있는데, 5분쯤 지났을까 아이가 손에 잔뜩 무언갈 들고 나온다.
힘들고 더웠으니 먹으라고 준 얼음물, 얼음, 아끼는 색종이, 그리고 꼬깃꼬깃 접은 편지가 놓인 한 상이다. 편지를 열어보니, 엄마 힘들지?라고 쓰여있다.
평생 할 효도를 유년기에 다한다는 그 말이 정말 맞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매일이 새롭고 벅찬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