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주부들에게 네일아트를 강권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나도 종종 네일아트를 받곤 했단. 하지만 아이를 낳고는 네일아트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스스로를 꾸미는데 소홀해지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돈이 아깝기도 하고, 바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나는 최근 네일아트를 정기적으로 받기로 결심했다.
개인적으로 네일아트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은 꽤 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에는 단지 돈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 모두 포함된다. 요즘 대부분의 네일아트는 기본 4만 원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보석 같은 것을 붙이면 5-6만 원은 훌쩍 넘는다. 내 소비에 큰 터치가 없는 내 남편조차도 손톱에 색칠 한 번 하는데 4만 원이 넘는다고 말하니,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말했었다. 게다가 네일아트를 한 번 하는데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가까이 걸리니, "일하는 엄마"인 나로서는 생각보다 네일아트를 하기 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더구나 나처럼 낯을 가리는 경우,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잘 모르는 사람(네일아트 디자이너)과 단둘이 마주 보고 있는 것은 꽤나 큰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앞으로 네일아트를 꾸준히 받으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나와 같은 주부들에게도 네일아트를 적극 권하고 싶다.
우선 네일아트를 하고 나니, 한 번의 네일아트로 약 한 달간 기분이 좋다. 사실 손은 그 어느 신체 부위보다도 항상, 쉽게, 내 눈에 보이는 곳이다. 일부러 보려 하지 않아도, 핸드폰을 할 때도, 아이들 머리를 빗겨줄 대도, 하다 못해 요리를 할 때도 손은 쉽게 보인다. 반짝반짝 잘 가꿔진 내 손을 볼 때면, 왠지 모르게 기분전환이 된다. 그러니 비록 한 번에 5만 원이라는 비용은 결코 싸지 않지만, 네일아트가 평균적으로 한 달이 지속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주부들의 기분전환을 위한 효율적인 소비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토록 주부들에게 적극적으로 네일아트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네일아트는 주부들 스스로의 손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렇듯, 나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내 손을 힘들게 하는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은 나와 먼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하루 종일 설거지며 청소, 빨래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만 귀찮다는 이유로 고무장갑을 안 끼고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 손은 어느새 거칠거칠한 여느 아줌마의 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물론 네일아트를 안 받아도 스스로 고무장갑을 끼고, 손을 소중하게 대해줄 수 있는 대단한 의지력의 주부라면 내 이야기에 해당이 안 될 수 있다.) 그런데 네일아트를 하고 나니, 그 네일아트가 아깝고 소중해서라도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내 손은 그 어느 때보다 전성기를 맞았다.
매일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개는 우리 엄마들의 손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