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선생님은 욕을 많이 먹을까?
요 며칠 반짝! 교사 인권이 중시되는 분위기다.(물론 부디 이 분위기가 정착되길 바란다.) 하지만 사실 평소 교사에게 많은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선생님 욕. 심지어는 내가 교사인 것을 아는 사람들조차 내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교사 욕을 할 정도이다.
하루는 카페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서는 초등학교 엄마들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엄마들의 이야기 주제의 90프로는 모두가 예상했듯, “담임”이다. 물론 대게는 담임에 대한 욕이지만, 간혹 칭찬도 들린다. 내용이 어떻건 간에, 중요한 것은 대화의 주제가 “교사“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선생님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지대한지, 관심의 분야도 가지각색이다. 물론 학부모로서 나눌 수 있는 선생님에 대한 대화 주제도 있다.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치는지, 학급운영 방식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유의해야 할 것은 비판이지 비난이 아니다.)
그러나 대화주제의 대부분은 우리 선생님이 옷은 어떻게 입는지, 어떤 머리를 하고 있는지, 무슨 차를 타는지, 심지어는 남자친구가 있는지, 결혼은 했는지, 등의 개인사까지 궁금해한다.
교사에 대한 궁금증에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한 궁금증은 교사에 대한 간섭, 나아가 민원으로까지 이어진다.
왜 그런 옷을 입어요? 왜 그런 머리를 해요? 왜 그런 핸드폰을 써요? 남자친구랑 만날 때 조심하세요. 등등
이쯤 되면 내가 왜 제목으로 연예인을 언급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정말이지 사람들 입에 수시로 오르내리는 연예인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교사는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어찌 보면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을 숙명으로 하는 직업이다. 물론 도가 넘은 사생활 침해는 문제가 되지만, 연예인이 되는 순간 어느 정도의 대중의 관심과 간섭, 평가를 인정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교사는 바르게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다. 교사는 사람들의 관심이나 인기를 요구한 적이 없고, 사람들에게는 교사를 간섭하거나 평가할 권리 또한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교사를 늘 쉽게 간섭하고 평가한다.
요즘에는 연예인조차 뉴스 댓글을 막아 보호해 주고, 악플러는 직접 고소도 할 수 있게 해 주건만, 교사들은 우리를 보호해 주는 장치 하나 없이 맨몸으로, 불합리한 것에 대해 항의 한 번 못하고, 그렇게 하루를 버텨간다.
선생님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로, 근무지 근처에서 살면 주말에 마트에 갈 때조차 화장을 하고 다녀야 한다고들 말한다. 당연히 대중목욕탕은 꿈도 못 꾸고.(대중목욕탕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과 부모를 만난다고 생각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교육 내용, 교육 방법, 생활지도 등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는 환영이다. 그러나 교육과 상관없는, 것들에 대한 간섭과 평가는 지양하자. 교사는 결코 연예인이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