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가격

by 돌강아지



생활용품점에는 정말 많은 걸 팔고 있었다.

전기난로, 그릇, 내복, 머리띠, 화장품, 이불, 낚시용품...

그중에 물고기도 있었다. 작고 예쁜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물고기를 정말 오랜만에 봤다.

물고기는 또 왜 저렇게 예쁠까.

물속에 사는 나비 같기도 하고

예쁜 새의 깃털이 물속에 떨어져 움직이는 것 같았다.

물속이 꽃밭 같았다.


이렇게 예쁜 물고기는 엄청 비싸겠지 하고

가격표를 봤는데 물고기 한 마리가 1500원이었다.

1500원, 2000원.

깜짝 놀랐다.

내가 잘못 봤을까.

내가 간단하게 만든 지점토 인형 정도라니...

지점토로 물고기를 만들고 저렇게 예쁘게 색칠을 해서

숨도 불어넣고 스스로 헤엄도 칠 수 있게 하면 그 점토인형은 얼마일까.


가끔 가격이 너무 싸서 낯설 때가 있다.


그런 적이 또 있었다.

튤립 구근 하나를 600원에 팔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다.

나는 튤립이 엄청 귀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600원밖에 안 해서 놀랐다.


언니한테 물고기 가격 얘기를 하면서 언니 자신은 얼마인 것 같냐고 물었는데

언니는 물고기가 1500원이면 자기도 1500원이라고 했다.

언니 말을 듣고 그럼 나는 600원 한다고 했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40분쯤 달리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정말 오랜만에 바다를 봤는데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때는 바다를 매립하고 있었는데
매립한 자리에 넓은 주차장이 생기고 사람들이 걷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흔들 그네가 생겼다.
횟집이었던 자리에는 편의점이 생겼다.

바다 바로 앞에 있는 흔들 그네가 좋았다.
어른도 그네를 좋아하는데 탈 곳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기분이 우울해서 나왔는데 바다를 봐서 좋았다.
사람들도 없었다.
앉아 있기에 날이 흐리고 추웠지만 그네에 앉아서
계속 바다를 보며 멍하니 앉아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바다가 날씨를 조절하고
수많은 바다 생물을 살게 하는 것과는 별개로
바다는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기억이 좋아서 언젠가 주말에 다시 갔었는데
그날은 사람들이 많고 날씨도 좋아서(?)
그때 느꼈던 기분이 들지 않았다.
내가 있을 공간이 생길 때 다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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