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리는 듣기도 하고 참기도 한다

by 돌강아지


앞 논에서 개구리들이 운다.

대문에 간혹 붙어있는 개구리들은

꺅꺅꺅 울던데 논에 개구리들은 정말 개굴개굴 운다.

어디 있다가 논에 물만 채우면 저렇게 몰려와서 우는 걸까?


우리나라가 논농사를 지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논이 있어서 개구리 소리도 듣고

여름이면 푸르고 가을이면 노랗고.

푸른 논이 없는 여름은 너무 답답할 것 같다.

요즘은 유기농 벼를 재배하는 곳이 많아졌다.

유기농 깃발을 보면 내 논이 아닌데도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해가 넘어가면서 개구리들이 울기 시작하고

서쪽으로 지는 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개구리 소리는 정말 듣기 좋다.

근데 개구리가 울면 가끔 나도 울고 싶어지기도 한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고 어릴 적 생각이 나면서

추억에 잠기다가도 묘하게 불안하고 긴장이 된다.


소중한 걸 잃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갑자기 무연고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유한한 삶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마음이랄까.


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서 집에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세상에는 이상한 마법을 부리는 것들이

한 번씩 마음을 괴롭힌다.

석양, 비, 바다, 개구리 소리 같은 거.

너무 평화롭고 자꾸만 듣고 싶은데 묘하게 불안하다.


그래서 개구리 소리는 듣기도 하고,

참기도 한다.


불안과 평화가 동시에 가능한 건가?




집에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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