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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소리는 듣기도 하고 참기도 한다
by
돌강아지
Dec 20. 2021
집
앞 논에서 개구리들이 운다.
대문에 간혹 붙어있는 개구리들은
꺅꺅꺅
울던데 논에 개구리들은 정말 개굴개굴 운다.
어디 있다가 논에 물만 채우면 저렇게
몰려와서 우는 걸까?
우리나라가 논농사를 지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논이 있어서 개구리 소리도 듣고
여름이면 푸르고 가을이면 노랗고.
푸른 논이 없는 여름은 너무 답답할 것 같다
.
요즘은 유기농 벼를 재배하는 곳이 많아졌다.
유기농 깃발을 보면 내 논이 아닌데도 뿌듯한 마음이 든다
.
해가
넘어가면서 개구리들이 울기 시작하고
서쪽으로 지는 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개구리 소리는 정말 듣기 좋다
.
근데 개구리가 울면 가끔 나도 울고 싶어지기도 한다
.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고
어릴 적 생각이 나면서
추억에 잠기다가도 묘하게 불안하고 긴장이 된다
.
소중한 걸 잃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갑자기 무연고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유한한 삶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마음이랄까
.
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서 집에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세상에는 이상한 마법을 부리는 것들이
한 번
씩 마음을 괴롭힌다.
석양, 비, 바다, 개구리 소리 같은 거.
너무 평화롭고 자꾸만 듣고 싶은데 묘하게 불안하다
.
그래서
개구리 소리는 듣기도 하고,
참기도 한다
.
불안과 평화가 동시에
가능한 건가?
집에 가야 해.
keyword
개구리
수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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