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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뻐꾸기 울음소리는 보라색
by
돌강아지
Dec 21. 2021
엄마는 엉겅퀴꽃을 뻐꾸기 꽃이라고 한다.
엄마가
말하는 건 뻐꾹채인가?
아무튼 이쁘다,
뻐꾸기 꽃.
이른 아침 뻐꾸기 울음소리는 보라색
.
화분에 심은 나팔꽃이 줄기를 올리고 있었다.
타고 올라갈 것이 없어서 방황하고 있길래
마끈으로 엮어서 망을 만들어줬다
.
다음날 아침에 보니까 신기하게도 줄기가 망을 빙글빙글 감고 있었다
.
분명 전날
저녁만 해도 공중에
곧게 뻗어 있었는데!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걸
알고
있었
지만
나팔꽃을 보면서 '식물도
움직이는구나!'라고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었다.
저렇게 잘 감고
올라가 주니까 정말 뿌듯하고 고마웠다.
안 만들어 줬으면 얼마나 많이 방황했을까
.
그동안 방황하다가 밤새 허겁지겁
올라간 건 아닐까?
마끈으로 만드니까 자연 친화적이면서 표시가
안 나서 좋다.
고추농사
지을 때나 꽃이 넘어질 때 마끈으로 묶으면 좋을 것 같다.
비오기 전날
집 뒤 텃밭 담장에 개미들이 줄을 지어 다니고 있었다
.
연두색 애벌레가 기어가고 있었다.
아침 햇빛이 애벌레의 몸을 통과하면서
애벌레의 몸에 맑은 불이 켜졌다
.
반딧불이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
keyword
나팔꽃
식물
엉겅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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