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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도 피고 꽃도 피는 여름
by
돌강아지
Dec 21. 2021
6월 13일 화분의 접시꽃에 첫 꽃이 폈다
.
작년 여름에 길가에서 씨앗을 받아다 심은 건데
고맙게도 올해 꽃을 보여줬다
.
진분홍색이다
.
접시꽃은 씨앗을 심으면 그 해에는 잎만 자라고
그다음 해부터 꽃을 피운다.
화분에 키워서 그런지 길에서 본 접시꽃은 고층아파트 같았는데
우리 집 접시꽃은 이층 집 같다
.
무궁화를 닮은 꽃이 무궁화 필 때 핀다
.
나중에 이사 가더라도 접시꽃, 봉숭아, 백일홍은 꼭 키우고 싶다.
꽃들에 여름이 들어있다.
지난봄에 두 포트 사다 심은 딸기.
심고 두 개
정도
따
먹어 봤을까나
.
열매가 제법 달렸었는데 다 어디로 갔나 모르겠다
.
언젠가
한 번은 엄마랑 언니가
새가 우리 집 딸기를 따먹는 걸 봤다고 했다.
회색에 앞머리는 무스를 발라
세운 것 같다는 새.
아마도 직박구리인 것 같다.
새가 사람이 왔는데도 도망을 안 가서 신기해서 보니까
우리 집 딸기를 따먹고 있었다고!
그래도 어찌어찌 그동안 두 개를 따먹어 봤는데
크기는 작아도 엄청 맛있었다!
산딸기보다 조금
더 큰 크기?
지금까지 엄청 맛있는 딸기를
딱 두 번 먹어봤는데
한 번
은 친척 언니가 농장에서 바로 따다 준 딸기이고
또 한
번이 바로 이 우리 집 딸기다.
동글동글하고 작은데 엄청 새콤달콤 맛있다
.
바로 딴 딸기는 이렇게 맛있구나!
근데 새가 나보다 더 많이 먹는
것 같다.
양심껏 먹어라
직박구리!
아침 운동하는 동네에서 보았던 보리수
.
가지가 휘어질 듯 많이 달렸다.
엄청 많고
잘 익었는데 따먹는 것 같지 않았다.
주인한테
오천 원 주고 오천 원 치만 따먹고 싶었다.
보라색 나팔꽃이 피었다
.
주말 동
안 비가 많이 오더니 비를
맞으니까 꽃이 핀다
.
그동안 비가 안
왔는데 수돗물을 찔끔찔끔 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다들 엄청 푸르고 싱싱해졌다
.
물 아낀다고 채소나 쌀 씻은
물을 받아서
모았다 줬는데
비가 와서 감사했다
.
너무 예쁜
보라색이다
.
나는 제습기는 사치라고 생각했다
.
여름에 비 오면 눅눅하고 그런 거지 뭐,라고 생각했는데
이 집에 오고 나서 그 말이 쏙 들어갔다
.
서향이라 해도 잘 안 들고
주위에 논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습했다
.
옷방에 걸어둔 옷에도 곰팡이가 나고
벽지에도 선풍기 커버에도 곰팡이가 났다.
곰팡이 대신
이끼나 버섯이 자라면 안 되는 건가.
이끼는 참을 수 있는데.
물먹는 하마도 여러 개 가져다 놓고
제올라이트라는 돌도 놔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결국
두 손 두발 다 들고 올해는 제습기를 샀다.
이번에 비 올 때 습해서 돌렸더니
물통에 물이 엄청나게
찼다.
공기 중에 그렇게 많은 물이 있었다니!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돌리고 나면
진짜 뽀송하고 쾌적하다
.
전기세도
별로 안 나오는 것 같다.
정말 잘 산 가전제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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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곰팡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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