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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꽃

by 돌강아지

향기 좋은 밤나무 꽃.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의 밤꽃 향기는 더욱 좋다.

보슬보슬 늘어지는 꽃이 신기하다.

보슬보슬 피는 꽃들은 향기가 뭔가 촉촉하다.

후각이지만 촉각이 느껴진다.

자귀나무 꽃도 그렇고 밤꽃도 그렇다.

꼭 코앞에서 향이 좋은 미스트를 뿌린 것 같다.


밤이 저런 꽃에서 자라다니.

밤꽃 색이 다채로웠으면 꼭 불꽃놀이 같았을 거다.


초여름은 나뭇잎들이 빠르게 부딪히며 지나가는

버스를 탄 것 같다. 언젠가 버스를 탔을 때 산 옆으로 난 좁은 길을 지나면서 창문으로 초록 나뭇잎들이 빠르게 부딪힌 적이 있다.

사사사사 하는 소리가 났다.

초록색 크레파스로 창문을 마구마구 칠하는 것 같았다.


어쩐지 모든 것이 빠르게 느껴져서

그때 탄 버스가 기억난다.


6월의 하얀 불꽃놀이도 이제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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