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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수국 집

by 돌강아지


운동을 가는 이웃 동네에 수국이 엄청 예쁜 집이 있다.

보기 힘든 파란 수국이다.

나무도 엄청 커서 키가 창문까지 온다.

정말 황홀하고 신비롭고 예쁘다.

어떻게 저렇게 파란 꽃이 필까.

어떻게 흙에 따라 꽃의 색이 바뀌는지 정말 신기하다.



보고 있으면 몸이 투명해지면서 파랗게 물들 것 같다.

파란 비밀의 호수.


요즘 피는 자귀나무 꽃.

선녀의 부채 같다.

부채 하니까 초등학교 때 부채춤을 췄던 게 생각난다.

내가 부채춤을 자꾸 틀려서 어떤 애가 엄청 눈치를 줬던 기억.

자귀꽃처럼 분홍색 부채였는데.


요즘 발아래 이렇게 떨어져 있다.

예뻐서 주워오면 금방 시들어 버린다.

한 움큼 주워 모으면 핑크색 블러셔 브러시 같다.

볼에 가져다 대고 싶다.

이런 색으로 머리 염색하면 너무 예쁠 것 같다.

그라데이션이 너무 예쁘다.





석류꽃이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다.

자귀꽃과 석류꽃은 땅에서도 예쁘다.

역시나 금방 시들걸 알면서도 예뻐서 주워온다.


엄마 아는 분이 살구를 좀 따가라고 해서 엄마가 따 왔는데 엄청 많이 한 소쿠리를 가져왔다.

나처럼 주근깨가 있는 살구다.

살구가 주황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볼 한쪽이 빨갛다.

나도 나중에 농사를 짓게 된다면 많이 나눠 먹어야지.

받는 게 많다.

감사합니다.



유월

이름이 예쁜 달이다.


어디를 봐도 푸르다.

모내기철 누구보다 미리 와서 기다리던 백로가

푸른 논에서 고개를 든다.

하얀 옥잠화 꽃봉오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이나 산비탈에 온통 삘기다.

만져보면 엄청 부드럽고 귀여워서 기분이 좋다.

어렸을 때 어린 삘기를 껌처럼 씹어 먹었던 기억난다.

아빠가 먹는 거라고 가르쳐 줬었는데

풀이랑 구분을 못해서 그렇게 자주는 못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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