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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 대파 심기

by 돌강아지

화단에 대파를 심었다.

시장에서 대파 한 단을 샀는데 땅에 묻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싱싱한 대파를 먹을 수 있다.

뿌리가 있으니까 흙속에서 다시 사는 것이다.


집 뒤에 작은 텃밭이 있긴 한데 거기는 담장 위라서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

귀찮기도 하고 이제 겨울이라 화단이 비어서

화단에 대파를 묻어 놓았다.


저번에 묻어놓은 대파 중에 뽑지 않고 잘라먹은

있는데 거기서 새 잎이 올라오고 있다.

신기하고 감사하다.

앞으로는 뽑지 않고 잘라먹어야겠다.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텃밭.

쑥갓, 상추, 쪽파, 시금치, 겨울초가 자라고 있다.

씨앗으로 뿌린 겨울초가 아주 많이 났다.

시금치는 겨울초에 자리가 밀려서 많이 안 났다.

봄동 씨앗도 뿌렸는데 봄동은 새싹이 하나도 안 난 듯...

많은 겨울초와 부실한 쑥갓, 상추, 쪽파, 시금치가 자라고 있는 텃밭이다.


쑥갓이랑 상추는 추워져서 이제 먹기 힘들 것 같고

쪽파는 워낙 작게 심어서 양념장에 데코레이션으로

넣어먹을 수 있는 정도다.

시금치는 한번 정도 나물로 먹을 수 있을까?

그래도 채소들을 보고 있으면 기특하고 좋다.


아침에 해뜨기 전에 일찍 일어나면 달이 떠있다.

달빛이 바닥에 쏟아진다.

날이 추워질수록 달이 맑다.

매번 보는 달인데 그때그때 느낌이나 색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날은 조금 더 개나리색을 띠고

어떤 날은 붉은 기가 돌고

어떤 날은 흰 달이다.

요즘의 달은, 뭐랄까 신식 건물의 조명 같기도 하고...


손을 잡으면 전구에 불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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