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아이와 학교에 걸어가면 바닥에 비를 좋아하는 달팽이들이 기어 나와서 비를 맞고 꿈틀거리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엔 귀엽다고 관찰하고 다음엔 집에 가져와서 보다가 다음날 놔주기도 했는데 어느 날은 사람이 다니는 길에 기어 다니다 보니 밟혀 죽은 달팽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르고 걷다가 달팽이를 밟아서 얘네가 죽은 거야. 달팽이는 비가 너무 좋으니까 나오는 건데 너무 작으니까 사람들 발에 밟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가 비 오는 날 나와있는 달팽이가 보이면 화단에다가 옮겨주자"
이렇게 말하고 난 후 비가 하루 걸러 내리는 장마철인 지금 아이는 등하굣길에 생각 없이 또 기어 나오는 달팽이를 보는 즉시 안전한 화단 나무아래로 옮겨주고 있다.
아이가 작은 생명도 이리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마음으로 깨닫고 실천하는 걸 보니 너무 뿌듯하고 따뜻해진다.
우린 언제까지 비 오는 날 서성이는 달팽이를 옮기며 등하교를 같이할 수 있을까?
아이는 엄마가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는 게 너무 좋다고 언제까지 이야기하게 될까?
영원한 건 하나도 없지만 추억은 소멸되지 않고 마음속에 꿈만 같이 남기에 지금의 귀찮음과 고달픔도 언젠가는 눈물로 사무치는 행복이 되어 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