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깊이를 절절히 헤아릴 수 있는 선물

온몸과 마음을 다해서 지독히 사랑한단다

by 초들

사랑의 깊이를 절절히 헤아릴 수 있는 선물



짓궂은 아이가 내 곁에 있음을 알아야겠구나.


承弟야!

“웬일이냐?라고 묻고 싶겠지? 실은 네가 보낸 편지를 오늘 받았거든. 뒤죽박죽 엉망진창인 편지를 받았다. 그래. 체력검사는 잘 받았는지 궁금하구나. 상당히 엄격하게 검사한다고 들었거든. 이 浩兄은 네가 사랑에만 집착하지 않는 품격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즉, 이는 네가 현재 필요한 일들을 매우 슬기롭게 해나가고 있으리라 확신하거든.



이 浩兄은 承弟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단다. 나는 말이야. 온몸과 마음을 다해서 지독히 사랑한단다. 나의 사랑은 헌신이다. 돕는 마음이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말이다. 지나친 역설(逆說)을 경계한다. 올곧은, 차원 높은 삶의 진실을 논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걸어가야 할 어렵고 험한 길은 고초(苦楚)의 길이다. 그런데 왜 평화로운 사람을 동행시키겠니? 하지만 헌신(獻身)하는 承弟! 나를 위해 헌신하는, 숭고한 사랑을 하겠다는 너는 오지 말라고 해도 오겠다니? 내 承弟가 그러하겠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에다가 솔직히 두려움도 얹어지고 있다. 나는 감히 생각한다. 주안에서의 진실일 거라고 굳게 믿는다.



承弟야!

당분간(3개월간) 편지를 많이 안 보내려고. 공부하느라 최선을 다하는 너를 위해 참으련다. 피가 거꾸로 돌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거다. 오래오래 끈덕지게 떨어지는 물방울이 마침내 커다란 바위를 뚫게 하는 거다.


혹한 강요(强要)는 고귀한 사랑의 성(城)을 쌓기 위해서이다. 무너져 버린 모래성은 한순간의 풋사랑인 법이다. 극심(極甚)한 노력만을 해야 할 3개월이니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래서 예비고사(豫備考査)가 끝나는 날, 나는 예쁜 조약돌 한 상자를 선물하마. 암천리 냇가에는 조약돌이 많아. 매일매일 너를 생각하며 주워야지. 열심히 공부하는 너를 생각하며, 사랑의 깊이를 절절히 헤아릴 수 있는 선물을 줄 거야.


사랑한다면 노력해 다오. 이 浩兄이 좋다면 承弟야! 3개월만 열심히 공부해 다오. 미안하다. 너를 위한 나의 최선의 말이다.


너의 건강을 주님께 기원하면서.



1979.09.05.(수) 9시 16분 전에 浩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