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랑의 마음, 폭발(暴發)하고 싶다

철저하게 너를 만나고 싶어

by 초들

뜨거운 사랑의 마음, 폭발(暴發)하고 싶다



시커먼 하늘에서 갑자기 커다란 굉음(轟音)과 함께 소낙비가 요란하게 내리기 시작하는 암천리에서 이 글을 쓴단다.


울적한 마음, 을씨년스러운 심사(深思)를 너에게 편지 쓰며 달래려 하는데,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니? 그렇다면 너는 고마운 사람이다. 뭐, 이해해 달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전혀 아니다. 그렇다고 모른 척해달라고 하는 건가? 그것은 더더욱 아니다. 순전히 네 판단에 읍소(泣訴)한다.


밤이 깊어간다. 창틈으로 스며드는 야심(夜深)을 사정없이 무시해 버리고, 강한 의지의 사나이인척 말하려고 한다. 공부한다는 것! 사실 너무 고된 일이다. 하지만 네 인생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열과 성의를 다하는 것이 의미 있는 보람의 산물이 될 거야. ‘인내(忍耐)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생각해 봐.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해 자행자지(自行自止)한다면, 우리네 인생의 앞날을 외롭게, 힘없이 걸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두 가지 감정. 즉,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의 세계 속에서 희망찬 내일을 살아가려 하는 사람은 즉흥적인 감성을 냉철한 이성으로 억누를 수 있어야 할 거야. 순간순간 우리들이 느끼는 감성은 짜릿하지. 하지만 감성의 세계는 순간이지, 영원히 가치 있는 세계가 될 수는 없을 거야.


承弟야!

나는 너를 그냥 흐느적거리는 가랑비처럼 대하지 않으련다. 길고 긴, 멀고 먼, 깊고 깊은, 알 수 없이 오묘한, 진하고 진한 세계 속에서 철저하게 너를 만나고 싶어. 흔하디 흔한 인간의 만남보다는 진정(眞情)한 만남을 갖고 싶다.


예비고사가 끝나는 주말(1979.11.10.) 오후 6:30, 시청 앞에서 만나자. 선물도 주고, 뜨거운 사랑의 마음, 폭발(暴發)하고 싶다. 그때까지 꾹 참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하렴. 또 11월 6일 모의고사도 잘 보고, 무엇보다도 건강하길 바란다. 사랑의 주님이 항상 함께해 주실 거야.


承弟야!

상봉(相逢)하는 그날까지 안녕.


1979.10.11. 밤 11:35~11:50 浩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