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껏 함몰되자

내 사랑, 承弟

by 초들

우리 마음껏 함몰되자




주말의 명화 ‘Hud’를 보고 이 글을 쓴다.

사방이 꽉 막힌 암천리, 그래서 포근한 마음도 가져보며 두 눈 꼭 감고 잠자고 있을 내 사랑, 承弟를 생각한다.


承弟야!

인간은 갖가지 수두룩한 생각을 하고 있다. 늘쌍 생각이 바뀌어 변화를 일으킨다. 변화 속에서 다양한 삶의 환희를 만끽하려는 사람들, 너랑 나랑도 이러한 범주 내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진부함을 가져본다. 그렇다고 변화 없는 단조로운 생활은 더 숨 막히겠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형태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참 어울리는 한 쌍이다”라고 평할지, “참 제멋에 산다더니”라고 코웃음을 칠지 모를 일이다. 여하튼 우리는 숱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기에 많은 이목을 받고 있다.


그리스도인(christian)이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믿음을 갖는 것이 첫째요,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생활하는 것이 둘째가 될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은 그리스도인답게 믿음 속에서 진실로 주 예수님을 닮아가려고 생활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어쩜 너는 열심히 주님을 닮아가려고 애쓰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 게으르고 약한 종이 되고 만 것 같아.



承弟야!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또 새롭게 자각한다. 예수님을 더 가까이 섬기고 싶다. 그래서 힘 있게, 활기찬 기백(氣魄)을 내세우며 드리워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너에게 더욱더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다. 너에게 지극히 충실하고 알찬 반려자가 되어 이 세상을 당당히 살고 싶다. 나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네가 곁에 있어 힘이 난다.



承弟야!

상면(相面) 시, 우리 마음껏 함몰(陷沒)되자. 우리의 사랑을 뚜렷한 삶의 확대경으로 삼자.

그친다. 안녕.


1980.06.03.(화) 7:50 pm 부엌 문턱에 걸쳐서 浩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