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한 사랑이 폐부(肺腑) 깊숙이 밀려 들어온다

곧 承弟, 네가

by 초들

너에 대한 사랑이 폐부(肺腑) 깊숙이 밀려 들어온다


承弟야!

15:10 공용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무사히 암천리에 도착했어. 너하고 좀 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일찍 이곳에 와서 여장을 푸노라니 맘 평안하다. 너그럽게 이해해. 월요일 새벽차를 타고 올 때면 시간을 헤아리느라 거의 잠을 못 잔단다.

오늘따라 복잡다단(複雜多端)한 도회지와는 달리, 사방이 산·바위로 둘러싸인 암천리는 태고의 정적이 고고히 흐른다. 이곳은 원초 자연 그대로 때 묻지 않는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어. 흐르는 물, 푸른 산, 절로 생긴 바위, 그리고 푸른 인간의 마음이 알알이 새겨져 있는 암천리, 머지않아 너를 이곳으로 초대하련다. 내 사랑하는 소중한 承弟를 곱게, 소중하게 모시고 싶거든.

承弟야!

솔직히 나는 가난한 집, 7남매 장남으로 늘 외롭고 응어리져 있거든. 그러기에 너에 대한 사랑이 폐부(肺腑) 깊숙이 밀려 들어온다. 앞으로 나 때문에 너는 많은 고초를 겪을 거야. 미안하다. 만일 나도 남부럽지 않게 넉넉한 삶을 살았더라면 현재의 浩兄이는 기대하기 힘들겠지.


너를 사랑한다. 모든 걸 깡그리 다 바쳐 사랑하련다.


척박한 세상 속에서 내가 소망, 희망, 이상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겠니? 이는 곧 承弟, 네가 나의 모든 소원의 대상임을 깨닫는다. 한마디로 말해 너는 나의 삶의 희망(希望)이요, 전부(全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浩兄이는 끊임없는 인내로 너를 사랑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고달프고 힘겹겠지만, 분명히 우리는 사랑으로 위대한 삶의 승리를 거둘 거야. 너나 나나 이 세상의 주인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성도이니까, 큰 축복을 받을 거야.


벌써 밤 10시, 암천리의 숨 막히는, 고요한 밤이 무섭다. 혼자 외진 곳에 있으니 더더욱 네가 보고 싶다. 하지만 그리움도, 동경도, 연모지정도 참는 거다. 오늘은 그저 보고 싶지만, 또 다른 오늘이 오면 우린 만날 수 있으니까. 그날을 위해 참자.

주님의 품 안에서 평안히 잠들기를...

1980.06.08.(일) midnight 浩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