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들 Oct 24. 2022

삼치 세 마리

가족 이야기

      

연도(鳶島)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에 속하는 섬으로 '소리도'라고도 한다.

연도는 넷째 동생이 근무했던 곳이다.


동생은 해마다 이맘때이면 연도에 다녀온다.


나름 섬 주민들과 잘 사귀었나 보다. 갈 때마다 선물을 한가득 가져가고 올 때에는 생선 한 아름 가져온다.


이른 아침 동생이 왔다.

엊저녁에 잡은 생선이라며 생선을 쏟아놓았다.

갈치, 삼치, 고등어, 넙치, 갑오징어

참 씨알이 굵기도 하다.

팔딱팔딱 뛰는 것 같다.


"야! 생선 좋은데, 이걸 주려고 밤새 운전해 온 거야."

"응, 형 나 밤 운전 좋아하잖아. 싱싱하니 맛있게 먹어."

"와! 고맙다. 하지만 너 너무 피곤하겠다. 어떡하니?"

"괜찮아. 좀 쉬면 되지."


동생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피곤함 가득 절여 있었다. 고마운 동생! 동생의 뒷모습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인연을 쭈욱 이어 온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동생은 우직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많은 생선을 형한테도 주고 동생네 집으로 가져간 걸 보면 틀림없이 그동안 동생이 만들어온 인연은 아름다운 정이 되었다.


동생의 인연을 응원한다. 동생과 섬사람들과의 인연에서 소소한 삶의 희망을 본다.


오늘은 이래저래 좋은 날!

싱싱한 생선을 구워 먹고, 튀겨 먹고, 회쳐서 먹고

...

하지만 동생에게 인연의 소중함을 배우니 더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개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