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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Nov 17. 2023

보고 싶다. 1초라도 빨리

보고 싶다. 1초라도 빨리          




承弟야!

강남 제비가 힘차게 창공을 가르는 완연한 봄이구나.

동안 별일 없겠지. 나는 무사히 도착, 직무에 충실하고 있다.


3월이 이제 하루 남았다.

매양 생각하는 거지만, 월말이 되면 후회투성이가 되어 지난날에 대한 불신감, 자책감이 가득 차고 만다. 하루하루를 유의미하게 보낼 순 없을까? 나는 4월을 그리며 '보람 있게 보내야지'하며 또 결심의 포로가 된다.   

   

오늘 하루 ‘얼마나 너를 생각했을까?’ 뒤돌아본다. 매시간 매분, 매초 너로 인해 내 생활에 희열의 리듬이 가득 찼을 고백한다. 이제는 네가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내 생활의 중심(中心) 임을 확신해 본다.          



承弟야!

치열한 사람들의 삶 가운데에서 주님의 소명(召命)을 생각해 보니, 나 자신 너무 연약하고 부족한 미물(微物) 임을 깨닫는다. 뭐랄까? 내 뜻과 의지대로 살려고 했던 것 같아. 당연히 많은 고통과 고민 덩어리일 수밖에. 온전히 주님께 의지하고 맡기며 살아가야 하는 건데 말이야.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셨잖아. 그래서 생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하고 싶구나. 너의 숭고한 사랑을 알기에 열심히, 겸손히 살고 싶거든.          



承弟야!

4월 4일 상광(上光) 하면, 5일 주일 - 6일은 개교기념일 - 7일은 출장이다. 따라서 4월 7일 오전에 장흥으로 내려오면 된다. 돈이 많으면 휴일을 재미있게, 짭짤하게 지낼 수 있으련만 돈이 없어 좀 그렇다. 미안해. 가난한 연인이라서. 하지만 보고 싶다. 1초라도 빨리.

      

10개월 남은 대학 생활을 알차게 보내렴.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길 바라며.  


   

1981.03.30.(월) midnight 11:00 浩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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