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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Nov 24. 2023

배고픔에다 몸에는 복권 2장뿐이다

순간 서러운 마음이

배고픔에다 몸에는 복권 2장뿐이다               




承弟야!

서운하고 미안한 맘으로 이 글을 쓴다. 너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고 싶은데, 제기랄 엉겅퀴로 찢긴 영혼이다. 영혼이 찢기니, 육신도 덩달아 두통(頭痛)과 구통(口痛), 배고픔에다 몸에는 복권 2장뿐이다. 순간 서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그러나 네가 싸준 반찬을 풀었더니, 세상에나 이를 어째? 너의 화끈한 솜씨와 정성에 희색이 만연해졌다. 입이 귀에 걸려버렸다. 언제 이렇게 맛있는 반찬을 만들었을까? 혹시 어머니가 도와주었을까? 그럴 리 없을 텐데.   

  


새삼 나는 깨달았다.

너를 위해 내공을 키우련다.
가슴 시린 삶의 연속이지만, 좀 더 차분해지고 단단해지련다.
너는 나에게 지극히 소중한 존재, 너를 위해 나는 강(强)해지련다.


         

承弟야!

우리 열심히 살아가는 개미가 되자.

우리들에게 여명(黎明)의 새 아침이 환하게 밝아올 까지 참아내자.


출근 준비 시간이어서 이만 그친다.

건강에 유의하고 잘 지내길 바란다.

5월 2일 상면 시까지 adieu.          



1981.04.27.(월) am 7:30 浩兄     


ps) 1. 주일학교 찬송가 중 밝은 곡, 율동하기 좋은 곡 선정해 두기

      2. 浩兄이 많이 기다려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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