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내가 좋다
내 아내의 언행은 말랑말랑하다.
아들딸이 집에 올 때마다 '내 아들 왔어., 내 딸 왔어.'하고 안아준다. 그리고 연신 '내 아들!, 내 딸!'하고 불러준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덩달아 기분 좋다. 자녀에게 스킨십(skinship)해주고 긍정적으로 지지해 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모습을 통해 긍정의 선순환이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어 그들이 또 자녀를 갖게 되면 다정다감한 부모가 되길 바란다.
어찌 그뿐이랴.
내 아내는 여느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많다. 언제, 어디서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뜨거운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아내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쉴 새 없이 카톡이랑, 전화랑 친구 하느라 하루해는 벌써 서산에 걸려있다. 핸드폰 교체시기는 나보다도 훨씬 더 빠르다. 그러한 아내를 나는 오지라퍼라 부르면서도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을 부러워하며 시샘하기도 한다.
어쩜 아내에게 가장 중요한 장점은 민감성과 통찰력이 뛰어남이다.
교감으로 근무하며 우울증 앓은 몇몇 교사를 외면하지 않았다. 부모와 면담하였고 적극적인 병원 진료를 받게 해 긴 우울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건강한 교사로 교단에 다시 서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교장 근무 시절에는 졸업식 예행연습을 하면서 사회 보는 교무부장의 음성이 어눌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고, 즉시 119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조치했다. 그 결과, 뇌에 찾아온 이따이이따이-병을 발견하였고, 적기에 치료를 받게 했다.
최근에는 친자매처럼 쉴 새 없이 통화하던 J 자매가 연락이 안 되자, 즉시 남편에게 연락해 쓸어져 있던 J 자매를 병원에 입원시켰다. 혼절한 자매는 3주 만에 의식을 되찾아 목숨을 건졌다.
이런 아내가 좋다.
아내의 유별남을 칭찬하고 싶다. 주위에 선한 영향을 끼치니 다행스럽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 생활 동안 주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잘 활용하는 아내에게 열렬히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