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섬초 작업이 끝났다.
아주 힘들고 지친 시간이었다.
반평생 교직 생활은 농사일과의 어울림을 방해했다. 일머리도 없고 일 자체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열심히 일했다. 어느 날부터 보람도 있고 기분도 좋았다.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일해서 좋았다. 어릴 적 추억 이야기는 청량감을 주었고 일의 피로를 덜어 주었다.
'언제 이런 시간을 또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잠기니, 지독한 서운함이 밀물 되어 다가왔다. 나이 들어가나 보다, 삶의 순간순간들은 안타까움이다.
막내 동생이 비금도 투어(tour)를 시켜 주었다. 노을이 아름다운 섬 비금도, 하트 해변에 갔다. 해변의 모습이 ♥ 모양이다.
하트 해변은 바다가 삼켜 버린 하누넘의 애절한 억겁의 사랑 이야기를 안고 있다. 지금도 너미의 기도 소리가 파도 소리에 실리어 오는 것 같다.
하트 해변을 뒤로하고 #비금도 투어를 계속했다. 들에도 마을에도 온통 사람을 볼 수 없다. 모두들 바쁜 손길로 #섬초 작업하고 있으리라. 내가 어제까지 경험했기에 잘 안다.
귀로길은 쓸쓸했다.
어머니와 동생들과 헤어지니 그렇다.
함께 100일간 섬초 작업 마치니 그렇다.
배는 목포를 향해 파도를 가르지만 나는 연신 뒤돌아 고향을 본다.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는 고향을 또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