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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Mar 25. 2023

장모님 요양원 입소

장모님 이야기 (3)

99세 장모님께서 또 넘어지셨다. 



아랫도리를 너무 아파하며 자지러지시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다행스럽게도 뼈에 이상은 없었지만 다리 힘이 없으셔서 연신 넘어지심은 아주 위험한 전조(前兆)였다.




아내는 서둘러 가족회의를 했다.

요양보호사님 의견도 들었다.

요양보호센터 센터장님 의견도 들었다.

사위들 의견도 들었다.

결론은 요양원 입소로 의견이 모아졌다.




어제 입소를 위해 코로나19 PCR 검사, 혈액검사, 결핵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X-ray 촬영을 했다. 장모님께서는 고통 가득 느끼며 얼굴 찡그리셨다. 특히, 채혈기로 핏줄을 찾아 찌를 때마다 너무너무 안타까워서 얼른 내 손목을 내밀고 싶었다. 반나절 동안 장모님은 각종 검사와 근육이완을 위한 수액 주사 맞느라 녹초가 되셨다. 요양원 입소를 위한 사전 검사와 화장실에서의 넘어짐에 대한 진료와 치료 과정이어서 기분이 씁쓸했다.




2023.03.24.(금) 11시

드디어 장모님께서 요양원에 입소했다. 

이를 어쩌나? 나도 모르게 눈물 흘렀다. 아내가 울었다. 처제도 울었다. 처남 형님도 울었다.


직원이 장모님의 휠체어를 밀며 방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유리창 통해 봤다. 처량한 장모님의 모습에 얼마나 맘 아프던지 나는 또 눈물 훔쳤다. 미래의 내 모습 그려보며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껴야만 했다.




장모님 사시던 집에 왔다. 주인 잃는 빈 방은 너무 쓸쓸했다. 전기장판, 매트리스와 담요도 쓸쓸했고, 이동 보조 기기도 그랬다.



, 오늘은 이래저래 마음 아프고 슬픈 날!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셨나? 비 오는 하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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