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첨단의료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을 찾아보면 <21세기 메디컬 연구소>가 떠오른다. 필자는 일본의 대표적인 의료 개혁가인 후쿠시마 마사노리(福島雅典, 교토대 명예교수) 박사의 소개로 이 연구소가 개최하는 의료 포럼에 옵서버로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할 것이다.
이 포럼은 매회 발표자를 바꿔가면서 각 분야별로 첨단의료를 소개하고 있기에 현재의 흐름을 알 수가 있다. 최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먼저 이 연구소의 역할부터 알아보자. 아래는 홈페이지에 언급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일본 사회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코디네이터, 로비스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라고 한다. 그만큼 사회가 균일하고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ICT(정보통신기술)가 진전되어 정보가 범람하면, 기업은 그것들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
의료 헬스케어 분야는 미래에도 환자를 위한 보물 같은 산이라 할 수 있으며, 거기에 모여드는 기업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목표를 컨설팅한다는 것이 이 연구소의 사명이다.
의료 헬스케어 분야의 미션으로써는, 산관학정(産官學政)의 인적 교류를 디자인한다는 것. 산관학정이 각각 가진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추출하고 그 실현을 위해 코디네이션을 실시한다는 것. 특히 산업계에서 각 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를 추출해, 그 해결을 위한 컨설팅을 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21세기 메디컬 연구소의 활동을 살펴보자.
21세기 의료포럼:2009년 1월에 일본의 의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제언으로 시작한 21세기 의료포럼은, 2024년 1월에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21세기 의료포럼은, 면역요법의 연구개발에 의해 새로운 암 치료의 방법을 확립한 공적으로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교토대학 고등연구원이자 특별교수인 혼조 타스쿠(本庶佑) 씨가 대표 총괄을 맡는 조직이다.
이 포럼은, 일본의 의료계를 대표하는 닥터스 보드(의료자 회의 기구)와, 서포트 기업 경영자로 구성되는 매니징 보드(경영자 회의 기구)의 교류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조직이다. 정부 및 관계(官界)와 깊이 있게 교류해 가며, 지금까지 없었던 의료 정책의 싱크탱크로서 발전하고 있다. 포럼 내에서의 활발한 논의를 통해서 의료계와 정부, 관계, 산업계를 연계하여, 일본이 안고 있는 의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정책 제언이나 정보 발신을 지속하고 있다.
21세기 의료포럼 10주년 기념사업으로 2019년 4월에 설립한 '21세기 첨단의료 컨소시엄: 의료혁명의 방향을 알아본다'는, 노벨상 수상자인 혼조 타스쿠 씨의 기획 감수하에, 첨단의료를 중심으로 진전하는 '의료 혁명'을 테마로 산관학정 분야의 뜻있는 회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배움의 장', '교류의 장', 그리고 '토의의 장'을 제공하는 회의 기구로 발전했다.
2015년 8월에 발족한 '앞으로의 심장병 의료를 생각하는 모임'은, 심장병(순환기)에 관련되는 테마(환자 본위의 의료, 지역 제휴, 전문성 제휴, 예방 및 완화 케어 등)를 광범위하게 토의하는 것을 미션으로 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의 도래를 염두에 두고, 현재의 심장병 의료에 있어서의 과제를 정리하고, 그 해결책을 논의해서 제언으로 정리해, 널리 일본 사회에 정보를 발신하고 있다.
그럼 2022년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개최된 의료 각 분야의 포럼을 살펴보기로 하자. 발표 주제와 발표자의 면면을 보면, 어떤 내용을 누가 발표했는지 알 수가 있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 회에 가능하면 다섯 편까지 발표와 관련된 내용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자료는 포럼에서 보여주기만 할 뿐 공식적으로 제공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상세 내용을 찾아내어 옮기기는 쉽지 않은 점이 아쉽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우선은 어젠다 주제와 프로그램 위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발표자, 좌장, 그들의 소속과경력 등도 참고로 살펴보기로 하자. 과연 어떤 형태로 포럼이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다.
(1)「21세기 첨단의료 컨소시엄」 의료기기 부회 제15회의가 2022년 11월 30일에 열렸다. 여기서 기무라 요시타카(木村芳孝) 씨는 「태아 심전도의 개발과 그 성과」의 타이틀로 강연을 하였다. 강사인 기무라 요시타카 씨는 독자적인 AI 기술 '참조계 AI'를 개발한 교수이다. 참조계(參照系) AI는, 세계 최초로 개념을 실현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이다. 기존의 딥러닝과는 달리 독자 개념을 사용한 포워드 포로파게이션 알고리즘을 채용하고 있다.
기무라 씨는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연간 약 10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다. 일본의 의료 수준이높아져 출산은 안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중 30만 명의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서 상태가 나빠지고(태아 기능 부전), 3000명의 아기가 중증화로 치닫고 있다. 이 중증화된 아기는 불행하게도 사망하거나 나중에 뇌성마비나 신생아 장관괴사 등, 매우 무서운 장애를 남기게 된다. 10명 중 3명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발병률로 따지면 후유증 중 가장 중증인 뇌성마비의 발병 빈도는 50년 전과 거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미숙아 출산의 증가로 인해 조금씩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초음파의 발달은 산부인과 의료를 크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초음파가 발달한 현대에도 출산의 안정성은 사상누각처럼 위태롭다."
이 강연에서 기무라 씨는 '참조계 AI'를 이용한 태아 심전도의 개발을 실시한 과정과 그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을 이야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