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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생

인생은 하숙생

by 글사랑이 조동표

아침에 문득 인생은 뭘까 생각하다가... 그래, 세상에 하숙하며 사는 거지!


그러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입에서 웅얼웅얼 가사를 읊조리는 노래가 떠올랐다. 하숙생? 그렇지! 우린 모두 하숙생이지!


사실 대학시절에는, 기숙사, 친척 집, 하숙, 자취를 전전했는데, 한 방에 둘이 쓰던 하숙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숙사는 시설은 좋았어도 너무 많은 선후배로 조심스러웠고, 친척 집은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들어가면 눈치 보이고, 자취는 고생스러워 글로 다 표현 못 하지만, 하숙생은 대여섯 명의 학생들끼리 오손도손 복닥거리며 서로 양말도 섞어 신던 정취가 아련하다.


특히 하숙집 주인아주머니가 해주시던 쌀밥에 콩나물국, 명태조림, 계란프라이는 늘 굶주린 고학생에게는 진수성찬이었다. 빨랫감 내놓을 때의 부끄러움, 어느 하숙생을 찾아온 예쁜 여학생을 보며 두근거리던 가슴, 몰래 돌려보던 불온서적, 최루탄에 따끔거리며 숨어있다 들어오고, 하숙생끼리 어울려 밤새도록 퍼마신 소주에 막걸리...


전두환과 광주라는 단어도 감히 크게 떠들지도 못하던 하숙생 시절...


또 다시 하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미팅 간다고 차려입고 큰소리치며 대문을 박차고 나갈 생각이다.

왜냐고? 글쎄, 남들 다 하는 미팅에 한이 맺혀서 그런가?


그나저나 그 당시 동고동락했던 하숙생들은 어디서 뭐 하며 사는지... 1982년이 그리워진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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