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한다. 그런데 이 선물을 고르기가 참 쉽지 않다. 특히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답례의 의미로 선물을 고를 때에는 얼마짜리로 어떤 내용물을 골라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중국과 일본사람들 역시, 역사적으로나 또 관습적으로 선물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문화가 있다. 중국인들은 즐겨 마시는 차 종류가 많고, 일본인들은 그 지역의 특산품과 과자나 빵 등의 단 것이 많다.
조조가 관우의 마음을 사기 위해 선사한 적토마는 그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주는 선물은, 홍삼류나 구운 양념김, 김치 등, 먹는 것이 많다.
내가 다녔던 업계에서는 고객들에게 5만 원 미만까지만 선물로 인정해 주었다. 본사의 방침으로는, 그룹 내 계열사 임직원끼리는 선물 주고받기 금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정리(情理)라는 게 그렇게 무 자르듯 간단하지가 않다.
예전에 연수생들을 데리고 갔던 출장에서는 오랜만에 만나거나 인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선물값이 수십만 원에 달하였는데, 회사 비용처리가 안되어 내 주머니에서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국가를 초월하여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초콜릿을 선물하면 가장 무난한 거 같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마음에 빚을 진 상대에게는 선물 내용이 달라지고 비싸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뇌물도 될 수 있는 것이 선물이다.
누구처럼 고급시계나 다이아몬드 반지, 수천만 원의 상품권을 주고받기도 하고, 수백만 원짜리 시계는 뇌물도 아니라며 떠들고도 싶지만, 나는 아직 그렇게 비싼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기억에 남는 선물은, 국민학교 입학식 때 큰아버지께서 사주신 어깨에 메는 가방, 48가지 색깔의 왕자표 크레파스, 고교입시 합격 선물로 아버지께 받은 시계, 회사에서 임원이 되었을 때 받은 몽블랑 볼펜, 등이 있다.
몇 년 전 가족 기념일에는 거액을 들여 생전 처음 유명브랜드 고가의 선물을 사줘 본 적이 있다.
나는 선물을 받으면 부담스럽기만 하고, 차라리 내가 주는 게 홀가분하고 뿌듯하다.
인류역사상 선물과 뇌물의 경계가 항상 모호했지만, 가족과 친척, 친구 간에는 뇌물 같은 선물을 주고받고도 싶다.
내가 독자나 친구들, 가족에게 주는 선물은 희망과 활기, 상쾌한 아침의 싱그러운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 물질이 아니라서 실망했나요?
자, 당신의 선물은 무엇입니까? 로또라도 한 장씩 사서 서로 교환해 볼까요?
*이미지: 네이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