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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이 거봉 Feb 07. 2024

핸드폰 분실

   예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남한산성에 놀러 갔다가 핸드폰을 분실한 적이 있었다.


   관리사무소 사람까지 동원하여 위치추적에는 성공했으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깊은 물속에 빠진 것으로 판명되어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핸드폰 없이 주말과 월요일 오후까지 버티다 화요일 오후에 재개통하였다. 최근 30년 내에 처음으로 48시간 이상을 핸드폰 없이 살아 보았는데 분실 직후엔 엄청 초조하다가 점점 소통 없는 상황을 즐기게 되었다.  


   삼O전자 기술이 좋은 건지, 물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분실 후 50시간까지 신호가 갔다. 애타게 집전화와 회사전화로 내 핸드폰에 전화 걸어보기를 수십 차례나 반복하였다.  


   덕분에 수십만 원 위약금을 물고 최신 핸드폰으로 바꿔서 다시 SNS를 재개하였다. 다행히 포털사이트 주소록에 연락처를, 클라우드에 사진과 동영상, 음악등을 다운로드하여 놓았기에 즉시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핸드폰 없이 살아 보니 아무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연락의 주도권을 내가 잡게 되었다. 단 금융거래나 SNS 등은 핸드폰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지내고 보니 의외로 나를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상대방이 정 내가 필요하면 어차피 이메일이나 집전화로 연락하거나, 회사로 찾아오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핸드폰이 없다고 해도 숨을 수는 없었다. 핸드폰 없어도 사는데 아무 문제는 없었다.  


   아쉬운 건 핸드폰에 길들여진 습성을 쉽게 못 버리는 내 습관이었다.  


   그리고 여러 자료는 따로 분산해서 보관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가끔씩 일부러라도 어느 기간을 설정해서 핸드폰 없이 살아보면 어떨까?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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