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건 완성되어 가는 일이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를 바라보며

by 글사랑이 조동표

늙는다는 건 완성되어 가는 일이다

-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를 바라보며


얼마 전 신문 전면 두 페이지에 걸쳐 겨울용 패딩으로 유명한 M 브랜드의 광고가 실렸다. 이름하여 워머 투게더(Warmer Together) 캠페인.

그것은 두 남자 배우의 우정을 과시하는 흑백사진이었다.


검은 셔츠와 패딩, 그리고 흑백의 명암만이 존재하는 사진 속에서 두 노배우의 얼굴은 마치 오래된 나뭇결처럼 깊은 주름을 품고 있다.


85세의 알 파치노, 82세의 로버트 드 니로.

젊은 시절,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서 서로 총구를 겨누던 두 남자가 이제는 같은 프레임 속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그들의 표정에는 경쟁의 흔적 대신, 세월이 빚어낸 묵묵한 동행의 온기가 있다.


1. 세월이 깎은 것이 아니라 다듬은 얼굴


사람의 얼굴은 결국 그가 걸어온 길의 요약본이라 했다.

알 파치노의 깊은 주름에는 격정의 세월이,

로버트 드 니로의 미소에는 무심한 여유가 배어 있다.


한때 세상을 지배했던 불꽃같은 열정은 이제 조용한 불씨가 되어 서로를 비추는 듯하다.


그 주름과 눈빛에서 느껴지는 건 쇠락이 아니라 완성이다.

젊음을 잃은 대신, 그들은 인간의 향기를 얻었다.


2. 경쟁에서 우정으로, 영화보다 긴 동행


두 사람은 오랫동안 비교의 대상이었다.

연기 방식도, 작품 세계도, 심지어 인터뷰의 말투까지도 견주어졌다.


그러나 세월은 그 경계를 천천히 허물었다.

이제 그들은 ‘최고의 배우’가 아니라,

서로의 인생을 증명해 주는 친구로 남았다.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는 눈빛을 주고받는다.


젊은 날의 불꽃이 다 타고 남은 자리에는,

오래된 불씨 같은 우정이 남는다.


3. 나이 듦은 잃음이 아니라 도달임이다


흔히 늙음을 ‘쇠퇴’라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그 생각을 부순다.


그들은 늙은 배우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는 이야기다.

세월이 지나도 서로를 품고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진짜 젊음 아닐까.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많은 것을 잃지만,

그 잃음 속에서 비로소 본질에 닿는다.

그 본질은 사랑, 우정, 그리고 자기 자신이다.


4. 우리에게 남은 과제


그들의 사진을 보며 문득 내 삶의 친구들을 떠올린다.

한때 다투던 친구, 오랜 침묵 끝에 다시 마주한 동기,

이제는 연락이 끊긴 누군가.


우리는 언젠가 모두 같은 프레임 속에 남게 될 것이다.

그때 서로를 탓하지 않고,

미소 지으며 어깨를 두드릴 수 있기를.


그것이 인생의 마지막 장면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기술이 아닐까.


에필로그


세월은 많은 것을 데려가지만,

진짜 우정과 품격은 세월이 다듬어준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사진 속에서 늙는다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과정임을 배운다.


“나이 든다는 건, 빛을 잃는 게 아니라

그 빛을 다른 방식으로 비추는 일이다.”


“세월은 빼앗지 않았다.

다만 더 깊게 새겼을 뿐이다.”


*이미지: 구글 참조


*이 글은 특정 브랜드를 광고하는 글이 아닙니다. 작가는 어떤 협찬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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