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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Jul 29. 2024

일요일에 서점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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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에는 교보문고가 딱 2곳이 있다. 대구 시내 중앙에 있는 교보문고, 그리고 칠곡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알라딘서점도 있지만, 십대 때부터 다닌 곳이라 뭔가 더 애틋한 것 같다. 동네 서점도 좋고 독립책방도 좋아하지만, 사라지지않고 오래 그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뭔가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 서울에 가면 종종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리는데, 보통 해당 책을 사러가는 경우가 많지만, 내 경우는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살다보니 공부는 계획적으로 하는 게 정답이지만, 책은 즉흥적으로 읽고 선택하는 것이 내 경우엔 좋았다.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걸 즐기는 편이라, 새로운 책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일까 '책 속엔 길이 있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의 문장을 믿는다. 서점에 가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설, 시, 에세이, 대본, 극본 다 둘러보는 편인데, 결국 마지막 코너는 영화 시나리오, 드라마 대본, 그리고 소설 코너로 향하게 된다. 뭐, 나는 종이 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말과 글을 쓰는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이 된 이상 책, 그리고 책을 읽고 소비할 수 있는 서점은 꼭 있어야 한다고, 없어서는 안될 장소라고 생각한다. 영생은 없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이 불변의 법칙 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사라지는 것을 억지로 붙잡는 것도 소용없다는 거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요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조금은 여유를 갖고 느리지만 지켜나가야 할 것에 대해 다시금 고뇌하게 되는 이 시간들이 값지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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