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무덥다가도 시원하고, 시원하다가도 무더움에 지쳐 있었던 찰나 시원한 바람에 종이 울린다. 혹은 울렸다가 멈춘다. 보경사 5층 석탑은 웅장한 느낌보다 아늑한 느낌이 강했다. 멈춰버린 제야의 종은 언젠가 다시 새해가 시작되면 힘차게 울리겠지. 붉은 맨드라미 꽃이 소나무 숲속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 이후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고요한 소나무 숲길을 걸었지. 참 평화로웠던 어제의 순간.
- 포항 보경사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23
포항에서 가장 큰 사찰이라 오어사와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절이다. 내연산은 계곡이 아름다운 산으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신라 진평왕 25년인 603년에 승려 지명(智明)이 세웠다고 전한다. 지명이 중국에서 유학할 때 동해안 명당에 묻으면 왜구를 막고 삼국을 통일하리라는 예언과 함께 팔면보경(八面寶鏡)을 전수받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보경을 묻은 곳이라 하여 절 이름은 보경사로 붙여졌다. 고려 고종 대에 원진국사 신승형이 보경사 주지를 맡아 크게 중창하는 등 여러 차례 중건하고 주변 암자도 중수하여 조선 시대에는 대규모 사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