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은 맛있는 계절임과 동시에 식욕이 당기는 때라 여행에서의 먹거리를 선택할 때도 신중히 검색하고 선택하게 된다. 맛, 요리사, 인테리어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게 되는데, 요즘 넷플에서 흑백 요리사가 인기이지 않은가. 아마도 가을 편성이 한 몫 한 것 같기도 하다. 전주 비빔밥은 한국 대표음식으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의 전통 요리이면서도 비빔밥이 전북 전주에서 고급화, 특화된 요리라고 한다. 대략 200년 전부터 먹은 음식이라고 하는데, 그날의 전주 비빔밥은 기와에서 먹었다. 전주에는 전주비빔밥 집이 워낙 많고,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내 생각엔 맛은 다 비슷하다. 고추장과 양념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겠지만 맛집이라고 하는 기준은 아마도 얼마나 오래 운영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지역 맛집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은 맛보다 멋이다. 맛은 보기전엔 모르는 일인데, 맛을 찾는 사람들의 필력과 맛을 만드는 요리사에 대한 평가, 그 모든 것은 멋에서 좌우된다. 맛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은 멋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에, 내가 선택한 모든 맛은 멋스러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결과적으로 전주비빔밥은 대부분 맛있다. 들어가는 나물과 양념의 양, 고기 굽기 정도에 따라, 삶은 계란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그래도 그 맛은 일품이니까 다시 한번 먹고싶은 인생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