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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숲속의 가을밤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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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퇴근길, 밤 산책이 잦아질 때, 곳곳의 은행나무를 우러러 볼 때, 서늘한 가을 바람에 왠지 긴팔을 입어도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을 때, 혼자 혹은 둘, 여럿이 걷는 이 길이 즐거울 때, 나는 참 계절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날의 해질 무렵 아직은 푸른 은행나무를 보며, 잘 살아 있었구나, 잘 자라고 있었구나, 몇 그루는 삭뚝 잘려나갔지만,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들이 대견스럽고 그랬다. 이제는 노랗게 물들어 더 예쁜 은행나무숲이 되겠지.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리마을은행나무숲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도리길 3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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