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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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뜨고 진다.
달이 뜨고 진다.
자연의 의지도 멈추지 않는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지구는
살아있기에 돌아간다.
뜨고 지는 달과 태양이
쉬지않고 도는 지구를 닮는다면
부지런히 삶을 살아가겠지.
부지런히 오늘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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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멈추어
오늘의 의미를 기억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