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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Feb 12. 2022

영국식 조경의 독일 도심 공원, '뮌헨 영국정원'

독일 뮌헨 한복판의 넓은 들판, 그리고 필름카메라

2018년 여름, 친구와 함께 일본 도쿄 여행을 계획할 때 신주쿠 교엔을 가기로 했다. 이곳은 일정이 많이 바뀌어서 결국 가지 못했지만. 그해 겨울엔 영국 런던을 다녀왔는데 프림로즈 힐에 가보고 싶었지만 못갔다. 2019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갔을 때는 페르다나 식물원(Taman Botani Perdana)에 다녀왔고 2020년에 독일 뮌헨에 갔을 때는 영국정원에 다녀왔다.


도쿄와 런던의 공원들은 유명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쿠알라룸푸르와 뮌헨에서는 여행 전부터 꼭 가야겠다! 했던 건 아니었고 어디를 갈까 하다가 구글맵을 켜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큰 공원을 골라 다녀왔다. 그중에서 오늘 적어볼 곳은 '뮌헨 영국정원'이다.


영국정원에 가기 전에 뮌헨 미술관 단지에 있는 '알테 피나코테크'에 갔다. 원래 '노이에 피나코테크'에 고흐의 해바라기 한 점이 있는데 공사 중이라 '알테 피나코테크'에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었다! 얼떨결에 간 미술관에서 고흐의 하늘색 배경 해바라기를 보고 한껏 업된 마음으로 영국정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가는 길 근처에는 뮌헨 대학교가 있었다. 역시 학교가 있으니까 좀 더 복작복작한 느낌? 걸으면서 계속 핸드폰과 필름카메라를 번갈아 쓰면서 사진을 찍었다. 이번 글에선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함께 나올 것이다!


파노라마로 설정하고 찍은 필름 사진

공원에 딱 들어갔을 때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근데 사람이 많은 만큼 공원도 정말 크다. 이곳은 '리버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서핑 스팟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공원의 진짜 크기를 잘 체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극히 일부 밖에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은 그렇게 극히 일부만으로도 매력이 엄청난 곳이다!


3월 초여서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도 잔디와 버드나무 덕에 따뜻해보였다. 이때 신기했던 게 여기에서 누가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찍고 있었다. 독일에서 케이팝의 힘을 느낀 두 번 중 한번이었다.


영국정원이 마음에 쏙 들었던 이유는 바로 이 풍경이다. 큰 공원에 강이 흐르고 그 옆으로 큰 나무들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사람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도 좋았는데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 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 등 자연스러운 풍경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쪽의 강은 굉장히 작은데도 오리들도 살고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오리들을 필름카메라로 찍는 내 모습을 언니가 찍어주었다! 독일에서의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

독일에, 뮌헨에 왜 영국정원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곳은 1789년에 조성한 영국식 정원이라고 한다. 영국식 조경으로 꾸며져 영국정원으로 불리게 됐으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방대한 규모의 도심 공원으로 유명하다고!


그래서 영국식 조경이 뭔지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영국정원은 자연의 지형이나 풍경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고 있는 그대로를 살리려고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영국식 정원을 찾아보면서 프랑스식 정원과 많이 비교되는 것 같았는데 프랑스 정원의 자연은 통제의 대상이자 지배의 대상이라고 한다. 파주에 있는 벽초지 수목원에서 프랑스식으로 '말리성의 정원'을 만들어둔 곳을 다녀왔는데 프랑스식 정원을 검색해보며 진짜 베르사유 궁전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원형 신전을 발견했는데 언니가 올라가보자고 해서 올라가봤다.


신전 위에서 필름카메라로 찍은 영국정원 뷰

신전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영국정원은 너무 예뻤다. 나는 이 신전에 관심이 없었는데 언니가 올라가자 해서 간 건데 너무 좋았다 <3 같이 여행하면 다른 사람의 취향을 따라 좋은 걸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지금 글을 쓰면서 검색해보니까 영국정원에 중국탑도 있다는데 되게 크고 화려해보였다. 만약 이 공원에 대해 더 잘 알고 갔다면 그곳도 가봤을 것 같다. 이 두 사진도 그렇고 이날 찍은 사진들을 보면 그날의 맑은 하늘이 생각난다.

 

그리고 강 위에 있는 작은 다리에서 본 풍경인데 왠지 이곳을 모네가 봤다면 엄청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의 정원은 본 적도 없지만 모네의 정원 같았다. 나는 이곳을 보자마자 모네가 떠올랐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니까 이런 곳도 있었다. 시원하게 내리치는 강물! 이 공원은 강이 길게 나있었는데 그 강을 따라 걸으면서 해가 강물에 비쳐 만들어진 윤슬 구경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공원 밖으로 나가면서는 완전 특이한 이름 모를 새들도 봤다.


다녀온 지 2년이 되어서 적어보는 뮌헨 영국정원! 도심 속 한가운데에 강과 큰 공원이 있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중국탑도 보고 싶고, 여름에 가서 리버 서핑하는 것도 보고 싶다고 쓰고 싶지만 뭔가 다음은 없을 것 같다. 독일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그리고 다시 독일을 가게 된다면 뮌헨 말고 다른 곳을 가지 않을까?


돈도 많고, 영혼도 자유롭고, 시간도 많은 상태로, 그리고 세상도 다시 괜찮아져서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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