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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Feb 27. 2022

중정이 아름다운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 사옥

2022년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모습을 담다.

모두 다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3

구름이 낀 날에 찍은 아모레퍼시픽 사옥 외관이다. 오늘은 건물과 자연의 조화가 너무나 아름다운 아모레퍼시픽 사옥에 대해서 써볼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1층부터 3층까지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건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와서 구경하는 듯했다. 나는 잠깐 동안 아모레퍼시픽에서 일하며 3층 이상도 가볼 수 있었다.


이 두 사진은 사옥 지하 1층 아모레 스퀘어의 사진이다. 사옥이 4호선 신용산역과 연결되어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지하철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부분 나는 지하 스퀘어로 이동해서 건물 외관을 볼 일은 자주 없었지만 6시에 퇴근하고 주변 산책을 갈 때 건물 사진을 몇 장 찍어두었다.


낮에 볼 때는 잘 모를 수 있지만 밤에 보면 정말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은은하게 빛나는 느낌이 압도적이다. 두 달간 매일 같이 사옥을 밟으면서 현대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1층 - 3층 시민 개방 공간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누구인지는 잘 몰랐다.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건물이라 그런지 검색해보니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들이 많았다. 2층에서 바라보는 구조가 멋있었기에 나도 2층에서 한 번 구경해봤다.


차례로 2층에서 바라보는 안내 데스크, 반대편 복도이고 마지막 사진은 아모레 스토어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많은 제품을 이곳에서 한 번에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천장의 구조도 특이하게 사각형 모양으로 되어있다.


이 사각형 모양은 투명하게 뚫려 있어서 햇빛이 들어온다. 그리고 그 뚫려 있는 곳 위로 중정의 물이 일렁이는 것이 보인다.



아침 중정

바로 그 천장 위에 물이 자리하고 있는 중정이다. 5층 중정을 여러 번 봤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들어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았다. 그래서 아침에 짧게 해 든 중정 사진을 찍으러 갔다. 수직, 수평이 잘 맞는 사진이라 너무나 만족스럽다.


나는 햇빛이 비치고 물이 일렁이는 중정을 바라보면서 물과 햇빛을 자주 다룬 데이비드 호크니 생각이 났다. 내가 마치 호크니 그림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호크니가 이곳에 와봤다면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어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정 조경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데이비드 치퍼필드에 대해 며칠에 걸쳐 검색해보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 다양한 기사를 읽어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건축 전공도 아닐뿐더러 건축에 대한 조예가 정말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서 그런 설명을 해줄 순 없을 것 같다. 그냥 나의 시야로, 내가 담고 싶었던 모습을 찍은 사진 위주로 공유하려고 한다.


다만 이런저런 글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글이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네이버 디자인(디자인프레스)에서 인터뷰이다. 인터뷰이는 아모레퍼시픽 조경을 담당한 조경 건축가 박승진 님이다. 건물을 생각하면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대표적으로 떠오르는데 사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내가 이 건물을 좋아하는 이유로 조경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 건물의 조경 프로젝트와 관련된 비하인드를 읽을 수 있어서 참 재밌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조경에 있어 '건축은 직선이고 조경은 곡선일 것'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실제로 중정을 보면 직선으로 된 건물 사이에 조경은 모두 곡선으로 되어 있다. 돌로 된 의자조차 곡선!! 또 이 정원에 어떤 종류의 나무를 심을지에 대해 논의했던 포인트도 담겨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다.



비 오는 날 중정

지금은 추워서 사람들이 많이 중정에 나오지 않았지만 덕분에 사진엔 사람 한 명 없이 마음에 들게 찍을 수 있어 좋았다. 비 온 뒤의 축축함이 많이 남아 있는 사진이다.


또 5층 중정에서 한강로동 주민센터가 보인다. 이 건물도 아모레퍼시픽 사옥 건물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아모레퍼시픽에서 건물 외부의 공원과 주민센터를 건축해서 기부했다고 한다. 이걸 지칭하는 단어가 '기부채납'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부채납의 정의는 개발 사업자가 재건축, 재개발을 할 때 일정 부분의 땅에 공공시설을 설치해 국가나 지자체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눈 오는 날 중정

나는 이곳에서 눈 오는 것도, 비 오는 것도, 해 든 날씨도 만났다.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에 일했다면 용산공원과 중정의 초록초록한 뷰를 볼 수 있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했지만 눈이 온 중정을 보니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눈이 쌓여서 완성한 흰 눈 속 중정!!



저녁 중정

하마터면 못 볼 뻔한 게 있다! 바로 저녁의 중정... 저녁이 되면 조명이 켜진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6시에 중정에 갔다. 조명이 어딨지? 했는데 바로 위에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중정의 위쪽은 잘 안 찍어둔 것 같아서 위쪽 사진도 좀 찍었다. 5층, 11층, 17층이 뚫려 있는데 그 모습도 함께 담은 사진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두 사진. 왼쪽의 구도는 5층 중정에서 용산공원 쪽을 바라본 뷰이다. 중정의 물과, 조경, 저녁으로 들어가고 있는 미묘한 핑크빛 하늘과 조명이 정말 아름다웠다. 왼쪽의 구도로 인스타 스토리를 올렸는데 여기 어디냐는 질문과 전시회(?)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도 수직과 수평에 있어 정말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


해가 지는 시간에 5층 중정에서 바라볼 수 있는 뷰~~


해가 질 때가 되면 저 조명이 움직인다. 그동안 왜 저녁이 되면 반짝거리지? 생각했는데 바로 이 조명 때문이었다.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색의 순박함과 아름다움을 가진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외관에 백자의 아름다움을 전달했다고 한다. 나는 5층 중정에서 이 장면을 바라보면서 백자 달항아리 속에 내가 실제로 들어와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21층에서 보는 세 층의 모습을 함께 담은 사진이다. 이 사진도 찍고 정말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며 인터스텔라 책장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사옥의 입지도 정말 좋아했다. 용산공원과 남산서울타워, 그리고 저 멀리~ 작게 한강이 보이는 뷰가 보이는 곳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커지는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최근엔 친구 누나에게 건축 책도 추천받았다. 이제 시간이 좀 남으니 하나씩 읽어보려고 한다!! 그럼 신용산 라이프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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