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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진 Aug 12. 2022

촉촉한 초록빛의 경주를 걷다 - 경주 여행 코스 1편

경주 낮 코스: 황리단길 - 대릉원 - 첨성대 - 경주 월성

경주 여행 첫날에 되게 많이 돌아다녔다. 뚜벅이 여행인데 차도 없이 너무 빡빡하게 계획을 짰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관광지들이 가깝게 있어서 걸어 다님에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1일 차에 많이 돌아다니고 2일 차에는 느긋하게 놀아서 2일 차에 간 삼릉숲 글을 먼저 올렸었다. 1일 차를 어떻게 나눌까 하다가 낮과 밤 두 개의 글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황리단길 - 대릉원 - 첨성대 - 경주 월성 - 국립경주박물관 - 동궁과 월지 - 월정교> 코스의 1일 차 글을 오늘은 경주 월성까지 먼저 써보려고 한다. 2일 차 삼릉숲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 클릭!

https://brunch.co.kr/@choeeunjin/51 


우리는 서울에서 경주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갔다. KTX 보다 오래 걸리지만 저렴하니까..! 굳이 이런 사진은 잘 안 넣기는 하는데 버스 터미널이랑 버스 안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올리고 싶었다.


열심히 달려서 숙소에 짐을 두고 황리단길로 향했다. 황리단길은 완전한 핫플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본 대전, 대구, 전주 등의 시내와는 확연히 다르긴 했지만 음식은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먹었다. 우리는 핫플이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밥 먹고, 정해뒀던 카페 갔다가 바로 나왔다.



경주 대릉원

밥을 먹고 본격적으로 가장 먼저 간 곳은 대릉원이다. 대릉원은 경주에 간다고 하면 많이들 꼭 가는 곳으로 알고 있다. 대릉원 포토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도 많이 봤다. 사실 너무 뻔한 곳을 글로 쓰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같은 곳을 가도 느끼는 감상은 모두가 다를 테니까 나도 나의 감상을 써보기로 한다.


곳곳의 릉을 구경하며 걷다가 천마총 근처로 왔다. 대릉원 근처에 오니까 하얀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도 볼 수 있었다. 이 연못 주위로 벤치가 놓여 있어 뷰도 이쁘고 걷다가 쉬기 좋았다. 천마총 안에도 들어가 봤는데 유물을 재현해놓은 가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어지는 뒤편에 국립경주박물관에 대해서도 글을 쓸 거기 때문에 진품을 보고 싶다면 천마총은 느낌만 느끼고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나는 릉을 멀리서만 볼 때는 그냥 정말 동그란 모양이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실제로 가까이서 보고 놀랐던 점은 릉이 생각보다 긴 풀로 덮여 있었다는 것! 릉을 되게 바짝 깎아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풀이 길게 자라 있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릉의 풀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게 재밌었다.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신기했던 점이다.


사실 처음엔 여행을 온 날인데 흐리고 해가 없어서 너무 아쉬웠었다. 그런데 대릉원 산책 막바지에 만난 나무들에 연무가 끼어 있어서 더 분위기 있어 보이게 했다. 흐릿한 날씨 덕에 얻은 수확이다! 또 가장 왼쪽 사진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엽서로도 뽑고 배경화면도 해놓은 사진인데 해가 없기 때문에 촉촉한 푸릇함을 맛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해가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게 있듯이 해가 없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첨성대

다음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첨성대로 향했다. 황리단길부터 대릉원, 첨성대까지 다 한 곳에 몰려있고, 생각보다 걸으면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뚜벅이 여행지로 추천한다. 사실 이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 사진은 2일 차 때 찍었다.


왼쪽이 1일 차 때 찍은 사진, 오른쪽이 2일 차 때 찍은 사진이다. 사실 첫날에만 첨성대에 오는 걸로 계획을 세웠는데 아침에 삼릉숲에 갔다가 딱히 할 게 없어서 첨성대 쪽으로 왔다. 첨성대 옆에 있는 들판에서 연도 사서 날리고 쨍쨍한 햇살 아래의 첨성대와도 다시 한번 사진을 찍었다. 확실히 이런 문화재는 해가 있을 때 찍어야 예쁜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다 1일 차 사진! 그림을 그려주는 분이 계셨는데 한창 도깨비에 빠져 있었을 때라 보자마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여기는 길 따라 걸은 거기도 하고, 남들이 가는 곳이라 따라 걸었는데 나한텐 그냥 나무 아래에서 가볍게 산책하며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사이에 물이 흐르는 곳이 있던 점도 좋았지만 그렇다고 꼭 와봐야 할 곳은 아닌 느낌?


나무 아래를 걷다가 나와서 꽃밭을 만났다. 첨성대를 뒤로 두고 꽃밭에서 사진을 찍었다. 봄에 가서 좋았던 이유!! 동생과 친구 나 이렇게 셋이 찍은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다른 분들께 부탁했다. 여행지에서 여행객 다운 사진을 찍은 곳이었다.

 


경주 월성

그리고 친구가 가고 싶었던 석빙고에 가는데 이런 장면을 발견했다. 정확히 뭐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공사 중인가 싶어서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인가 생각했다.


근처에 놓인 안내판을 보니 이곳은 경주 월성으로 신라시대 궁궐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반월성이라고 불려졌다고도 하는데 카카오맵에서 찾으려면 반월성으로 검색하면 된다! 위에서 봤던 장면은 경주 월성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장면이었다. 신라시대 파사왕 22년에 성을 쌓아 이곳으로 도성을 옮겼고 그 이후로 신라 역대 왕들의 거처가 된 곳이라고 한다. 친구가 석빙고가 보고 싶다고 해서 온 곳이었는데 얼떨결에 또 한 곳의 의미 있는 곳을 봤다.


또 내가 이때 빠져있던 게 네잎클로버였다. 네잎클로버를 인터넷에서 사기도 하고 직접 사려고 돌아다녀보기도 할 정도로 빠져 있었는데 여기서 어떤 아저씨께서 부르시더니 네잎클로버를 두 개 주셨다! 와 진짜 럭키! 무심코 건넨 아저씨가 놀라실 정도로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네잎클로버에 한창 빠져있을 때 신라의 기운을 담은 친구를 만나게 된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네잎클로버를 코팅하기 전에는 꼭 잘 말리기! 나도 빠짝 말려놨다.


여기가 친구가 보고 싶다던 석빙고다! 솔직히 석빙고 자체는 뭐 크게 볼 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석빙고를 보러 오는 길에 월성 발굴 조사하는 곳도 봤고, 네잎클로버도 받을 수 있었다. 아마 석빙고를 가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안 갔을 곳이었다. 친구에게 왕감사!!


이곳 석빙고, 반월성 쪽을 정말 추천한다! 사람이 없을뿐더러 자연이 멋있고, 약간 언덕 같은 곳을 올라가면 첨성대가 있는 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대릉원이랑 첨성대만 봤을 때에는 너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누구나 가는 곳만 다니나? 싶었는데 이곳을 와서 경주 여행이 더 충만한 여행이 되었다. 나는 너무 평범한 여행은 싫기 때문이다. 어딜 가든 조금이라도 내가 더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보고 오고 싶다. 이곳에서 녹녹한 나무들도 보고 네잎클로버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


동생과 친구랑 함께 한 여행에서 둘이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이 둘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너무 많은 걸 보아 둘은 이미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친한 것 같았다. 친구와 동생의 투샷은 많은데 나와 동생의 투샷이 없어서 엄마아빠한테 보낼 사진을 따로 찍었을 정도니까!! 아무튼 첫날의 낮 코스는 이렇게 마무리! 점점 해가 지는 밤의 경주 코스는 다음 글에서 만나요!

https://brunch.co.kr/@choeeunjin/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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