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_가라앚고, 적응하고, 다시 떠오르는 감각에 대하여
언젠가 나는 내 인생의 깊이를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내 인생은 얼마나 더 어두워질 수 있고,
어디까지 가라앉을 수 있을까.
바닥을 찍었다는 말로 인생을 설명하고도
그곳에서 다시 새로운 낭떠러지를 발견하곤 했다.
언제까지, 어디까지를 의식하며
나는 늘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에 시선을 고정하느니
차라리 눈을 감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자
더 이상 떨어지고 있다는 감각은 사라졌다.
나는 그저 압력에 짓눌린 채
가만히 존재하고 있었다.
저항하지 않고
밀려오는 모든 무게를 받아냈다.
처음에는 무섭고, 견디기 어려웠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둔감해졌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익숙해진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나는 이미 바닥을 차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나를 짓누르던 인생의 무게는
지금도 불시에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
그럴 때면 나는 다시 눈을 감고
그 압력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이전에 가라앉았던 곳보다
더 깊은 곳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감각이
나를 조금 의연하게 만든다.
자잘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아름다워 보일 때도 있지만,
그 파도가
나를 다시 침잠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럴 때는
조용히 눈을 감고
기다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