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에 집중하려는데 자꾸만 앞사람 등근육이 보여

<Ashtanga: 아쉬탕가>

by 초하

월요일. 오늘은 운 좋게 일이 일찍 끝나서 조금 이른 저녁 아쉬탕가 요가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저녁반이라 그런지 수업은 북적였고, 시작 전부터 아쉬탕가 특유의 에너지로 꽉 채워지고 있었다. 매트 위에 두 발을 딛고 섰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린다. 심지어 난도가 낮은 수업인데도 말이다.


요즘 유독 그렇다. 수업에만 들어가면 괜히 심장이 바빠진다. 이게 떨림일까? 긴장? 아니면 설렘?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그 애매한 감정을 안고 수련을 시작한다.


요가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 감정을 곱씹어 본다.

‘오늘은 어떤 시퀀스로 끝날까? 얼마나 힘들까? 혹시 못하면 어쩌지? (갑자기 헤드스탠드가 안 된다거나…)’ 그 짧은 순간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휘젓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어쩌면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집에서 혼자 요가할 땐 이런 걱정, 전혀 없다. 그러니 두근거림도 당연히 없다.


그래서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진짜 요가를 하고 있는 걸까?’


Yogas citta vrtti nirodhah. 요가 치타 브리티 니로다.

‘요가란 파동 치는 마음의 상태를 제어하는 것이다.’


요가는 흔들리는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인데, 나는 자꾸만 주변을 의식하고 있었다. 매트 위의 ‘나’가 아니라, 내 옆에 서있는 ‘누군가’를 자꾸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 틈에서 수련할 때, 나는 정말 내 매트 위에 서 있는 ‘나’에게만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걸까?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었나?

적어도 매트 위에 두 발을 딛는 그 순간만큼은 요동치는 마음을 잠시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아니, 적어도 그렇게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동작을 따라가려 애쓰면서 말이다.


20명 남짓의 북적이는 수업에선 앞사람, 옆사람, 뒷사람이 시야에 끊임없이 들어온다.

처음 온 듯 어색한 사람, 자세가 안 돼서 끙끙거리는 사람, 그리고 가장 앞에서 어려운 동작을 척척 해내는 사람. 그 사이에서 다시 내 코끝에 집중하고, 호흡을 따라 나에게로 돌아오는 연습. 지금 내게 진짜 필요한 건 이거다.


어려운 자세를 해내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 더 어렵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긴장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요가를 처음 시작했던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나는 대부분 ‘혼자’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요가를 했다. 요가원에 다녀본 적도 없고,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학원에서 잠깐 들었던 몇 번의 수업이 전부였다. 혼자 하는 요가는 내 몸에만 집중하면 됐다. 어떤 생각이나 감정도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니 애써 통제할 것도 없었다.


많은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쉼 없이 이어지는 요가 수업은 내겐 아직 낯설다. 그래서 두렵지만, 동시에 그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걸 넘어서, 수련 중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려 무던히 노력해야 하니까.


Yogas citta vrtti nirodhah. 요가 치타 브리티 니로다. 어쩌면, 바로 그 순간에 나는 ‘진짜 요가’를 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조용한 요가 수업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북적이는 수업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스테야(Asteya).

“앞에 서 있는 그녀의 완벽한 동작과 멋진 등 근육을 탐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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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야(Asteya): 요가의 8단계 중 첫 번째, 야마(Yama)의 계율 중 하나. 탐하지 않음, 훔치지 않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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