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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나의 보리>

epi 14. 자기만의 방

by choi Boram





비가 오고 있다.



한없이 상냥해 보이던 구름에서

끝도 없이 물이 쏟아지고 있다.


저렇게 솜사탕처럼 생겨가지고...

그 많은 물이 쏟아지는 걸 보고 있자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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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천연 곱슬인,, 내 머리도 밖에 분위기만큼이나,, 음.. 이쪽 분위기는 지글지글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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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은 물젖은 스펀지처럼 축 쳐진다..

'햇볕에 말리고 싶어... 청소기로 저 비구름들 다 빨아들이고 싶다...'

결정적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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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내 시선 끝에 들어온 나의 보리의 뒷모습.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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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긋이 나의 보리를 쳐다보고 있을 때면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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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분명 무슨 생각을 하는 뒷모습인걸...


저리 지긋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무얼 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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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에

냄새를 킁킁 맡기도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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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괴고 또 다른 어딘가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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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보리 옆으로 다가가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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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보는지 같이 보자~"


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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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보리는 내가 옆으로 온 게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순간,

나의 보리를 심하게 방해를 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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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망설임 없이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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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운이 닿지 않는 저~멀리로 가, 나의 보리는 또다시 혼자가 된다.


앗. 미안해,, 혼자 있고 싶은 거구나..

옆에서 누가 치근 거리는게 싫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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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지긋~~~ 이..

어딘가를 바라본다.


지긋~~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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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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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이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는 알았다..



나의 보리도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혼자이고 싶은 날이 있는 거다..

어쩌면 늘, 항상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방해해서는 안되는 거다..







_혹시나,,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도 잘 자고 다시 먼저 내 곁에 다가와 내 무릎을 베고 있는 걸 보면 아픈 건 아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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