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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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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Sep 21. 2018

<나의 보리>

epi 14. 자기만의 방





비가 오고 있다.



한없이 상냥해 보이던 구름에서 

끝도 없이 물이 쏟아지고 있다.


저렇게 솜사탕처럼 생겨가지고...

그 많은 물이 쏟아지는 걸 보고 있자면 신기하다.


비가 오니

천연 곱슬인,, 내 머리도 밖에 분위기만큼이나,, 음.. 이쪽 분위기는 지글지글 난리가 났다.



나의 몸은 물젖은 스펀지처럼 축 쳐진다..

'햇볕에 말리고 싶어... 청소기로 저 비구름들 다 빨아들이고 싶다...'

결정적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마침 

내 시선 끝에 들어온 나의 보리의 뒷모습.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지긋이 나의 보리를 쳐다보고 있을 때면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저건 분명 무슨 생각을 하는 뒷모습인걸...


저리 지긋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무얼 하는지,, 궁금하다..


공기 중에

냄새를 킁킁 맡기도 하다가,



턱을 괴고 또 다른 어딘가를 응시한다.


나는 나의 보리 옆으로 다가가지 않을 수가 없다..



"뭘 보는지 같이 보자~"


but.

나의 보리는 내가 옆으로 온 게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순간,

나의 보리를 심하게 방해를 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

순간의 망설임 없이 일어나서



나의 기운이 닿지 않는 저~멀리로 가, 나의 보리는 또다시 혼자가 된다.


앗. 미안해,, 혼자 있고 싶은 거구나..

옆에서 누가 치근 거리는게 싫은 거구나..


또다시 

지긋~~~ 이..

어딘가를 바라본다.


지긋~~ 이



지긋~~~ 이.



지긋~이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는 알았다..



나의 보리도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혼자이고 싶은 날이 있는 거다..

어쩌면 늘, 항상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방해해서는 안되는 거다..







_혹시나,,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도 잘 자고 다시 먼저 내 곁에 다가와 내 무릎을 베고 있는 걸 보면 아픈 건 아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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