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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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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Oct 09. 2018

<나의 보리>

epi 18_ 보상효과







나의 보리는


자기가 원하는 곳에

아무 데나 배변을 보아왔다.


그어떤 터치도 받지않고 살아 가는 게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우리 가족 모두 가지고 있었고.

(훈련'이라는 행위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나의 보리 이전에 토니가 이곳저곳 소변을 보았어서 그런지....

는 변명이고,  솔직히 말하면 


가족 어느 누구도 배변 활동에 관해..열정적으로 보리에게 무언가의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서로는 그렇~게 짜증내고 싸워대도,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보리의 똥오줌 치우는 거에 짜증을 내지 않았다.

모두 보리에게만은 상냥하다.

"아이고~여기다 또 쌌네~~~~(빙긋)" 

"그래~내가 치우면 되지 ~~" 정도로 마무리.



똥오줌 따위로 화를낼순 없다.

이 아이는 천사니까. 


그렇게 몇 년이 지났고

 

다~괜찮다.


다 괜찮았는데. 배변활동이 우리 가족에게 이슈로 떠오른 건..

치우기 귀찮다라던가, 냄새 때문이 아니고,,,

우리 집 마룻바닥은 나무인데.. , 그 바닥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바닥이 뜯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부분은 아주 뾰족하게..


그러다가


맨바닥에 앉다가 내 엉덩이에 가시가 박힌 사건이 일어났고, 



이 문제에 관해 (많이는) 아니고 조금씩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마루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의 보리에게 뒤늦은 배변 훈련 이라는 것을 시킬 것인가..



가족 모두

이 말을 꺼내놓고도,

이제 와서 아이에게 배변훈련을 시키다니 이건 너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말했고. 

"할 거면 진즉에 했어야지... 지금 아이에게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이건 보리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잘못이다! "

에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나쁜 개는 없다" 배변 편을 시청하게 되었다.


방송을 보니 아이들 배변훈련을 아주 쉽게 시키는 방법들이 나왔다.

그중에 내 머리에 각인된 것은 

바로 

"보상해주기".







훈련 아닌 시도를 해보았다.


배변기저귀를 깔아놓고 화장실로 유도했다.


바로는 아니지만 마려울 때는 냄새를 맡고 화장실 언저리로 달려왔고,

나는 화장실 근처로 달려왔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나의 보리가 기특했다.

천재인줄..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화장실에 쉬~~



끼아호!!!오 마이 갓!!!!


그러고 나서 바로 나는


집안이 쩌렁쩌렁울리게 

"보상~~~~"

을 외치고는 


보상으로 사료를 주었다.

(별개 아니어서 미안해 )


낼름 받아먹는 보리.

나의보리에겐 사료도 너무 맛있다..


미라클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아주 쉽게, 

그리고 아주 자주

자기가 원할때 마다


먹보인 나의 보리는 사료를 먹기 위해(?) 아마도. 

모든 배변을 화장실에 하기 시작했다. 

가끔은 그냥 들어 갔다 나와서 나를 속이기까지한다.

정말 이렇게까지 빠르게 습득하다니....



이러면 어떻하고 저러면 어떻하리 



큰소리로

보~~상~~

너무나 쉽게

열정적이긴커녕  훈련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보리는 이제 화장실에 배변을 한다.


만세


카펫을 깔 수 있게 되어 

예전에 예뻐서 사두었으나...깔아 두지 못했던바로 그 카펫을 

망가진 마루 부분을 덮어 마무리.


결과적으로 

마룻바닥을 교체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 아부지는 큰돈 나갈 일이 없어지자, 기뻐하고 계신다..



결론은

괜히 "훈련"이란 말에 "내가" 쫄고 있었던 거지,, 나의 보리는 너무나도 쉽게 몸에 익혔다.

나의 귀차니즘에 대해 반성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나의 보리에게 고맙다네.




_근데 어떻게 그렇게 많이 ,나눠서 쌀수가 있어...? 하루에 보상이 몇번이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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