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 Nov 15. 2018

*소소

01. 캔이냐 사료냐





4층에 전체 12동이 전부인 나무 많은 우리 빌라 안에는

길 고양이들이 소소하게 많이 살고 있다.


길고양이 밥 주기에 동참하기로 마음먹은 후

매일 저녁, 알맞은 (같은) 장소에 하루 한 캔 고양이 캔과 물을 주고 있었다.

.

하루 작업을 마친 후

혹은 요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밥 주는 장소에 들러

밥을 다~먹었나 안 먹었나, 오! 싹싹 먹었군, 에이 남겼어~..

확인하고 들어오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하다.


내가 밥을 놓는 장소는 우리 집 바로 앞 산수유나무 아래 낙엽이 많이 깔린 작은 바위 아래로 정했다.

이 밥을 먹는 녀석은 아마도

온몸이 새까맣고 밝은 노란 눈을 한, 특이했던 건 다른 고양이들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꼬리를 가진,

고양이인 거 같은데.

우리는 두 번 마주쳤었다.

온몸이 까맣고 달의 눈을 갖은 아이.

나는 이 아이를  '샤샤'라고 부른다.

그렇게 지어놓고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 아닌가.. 하며 혼자 즐거워하는 중이다.


캔을 사다 놓고 한 캔씩 따서 가져다 놓곤 했는데.

캔이 다 떨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홈플에 들렸다.



평소 애견 코너로 쌩 하고 갔다거나.. 고양이 용품 진열대는 쓱 하고 지나갔던지라 잘 몰랐는데

오늘 보니,

고양이 관련 용품이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고양이 밥도...

캔도 종류가 많고 사료도.. 간식도..

아니.... 늘 가는 애견 코너도 마찬가지로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데.. 거기서는 당황하지 않고 노련한 자세로 착착 골랐으면서...

이곳 고양이 코너에서는 적잖게 멍을 때리는 나지 않은가...


하.... 습식 캔이냐...

사료냐...


선택 장애에 빠질 것만 같은 혼란..


캔은 1400원..

사료는 8900원..

그렇다

나는 돈이 없다..

선택장애에 빠질 조건이 안되는 것이다.


머리에 확연이 떠오르는 이번 달 잔액..


에잇!!!

사료 선택!!!

8900원 선택!!


커피 한두 잔 참자!


돌아오는 길.

왜 때문인지, 나는 무일품의 여자가 되어놓고,,, 돈을 아깝지 않게 쓴 느낌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떼었다.




너의 얼굴은 언제 볼지 (못 봐도 상관없어) 모르지만.

맛있게 먹고 건강해라~




제각기 다른 장소지만. 다 같이 식사하고,다 같이 잠을자고 다 같이 행복 이란것도 했으면 좋겠어.

난 돈이 맨날 없지만, 행복이란걸 옆에 두고싶고 그래  


소소하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