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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날밤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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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Dec 16. 2018

{ 그날 밤 꿈

special. 04 썸머 파라다이스






금붕어들이 사는 물속.


빨강 금붕어, 까만 금붕어, 빨갛고 검은 금붕어들.



뻐끔뻐끔 공기 풍선을 먹으며 

금붕어들은 평화롭다.


내 영혼의 동반자_보라 돌핀을 타고 

이곳 금붕어들의 물속 세상에서

나는 유일한 인간이다.

고릴라 엄마에게 키워진 정글에 사는 타잔처럼.

이곳에서 나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늘 그렇듯 나는 물속에서 숨을 잘 쉴 수 있고

이곳은 내가 살아온 나의 집이다.


나와 나의 영혼의 동반자들은 입으로 풍선을 불어내고 있다.

우리들의 작은 숨은 공기방울이 되고 

긴 숨은  


또 다른 우리를 만들어 낸다_선택한 적 없는 출산 욕구는 늘 이렇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 같다.

금붕어 들은 내뱉어낸 작은 공깃방울들을 맛있게 먹는다.



나의 숨은 계속해서 친구들을 만들어 냈고.

그 푸른 세계에서 외롭지 않았지...



어릴 적 키우던 금붕어들은 내가 주는 작고 동그란 밥을 낼름낼름 받아먹고 늘 똥을 달고 다녔다. 

이곳의 밝은 금붕어들도 과거의 금붕어들과 같이 똥을 달고 다닌다.


나와 내 영혼의 동반자는 딸기를 먹는다.

누군가 뱉은 숨을, 누군가 내놓은(?)것을.

 

어딘가에 쌓이는 것도 그래서 어딘가를 오염시키는 것도 없는 아마도 건강한 곳.



그렇게 푸른 물을 들이쉬며 

제 자리에서 있을 수 있을 만큼 움직이지 않고 안락하게 앉아 있었다.



졸려워졌고

딱히 잠잘 곳을 찾지 않아도 괜찮았다.

어디든 바로 잠들 수 있는 곳. 아마도 어디든 


민트색 새 한 마리를 당차게 불어내다가


나는 잠이 들었다.



내가 눈을 감아도 내 곁에 나를 보살펴주는 이들이 많다는 것에 

깊은 안심이 되어 잠 안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사일런스...

조용해진 그곳.

아주 깜깜하지만 다정한 고요 안에서


아주 깊은 잠에 빠졌다.


모두가 함께 잠드는 것만큼 다정스러운 일이 있을까.


그렇게 다정스러운 샛까만 밤.


폭신하고

아늑하고

따뜻한 내 영혼의 동반자의 품속



그곳에선 어쩐지 늘 등장하는 동반자.


안락함 안에서 잠이 깨어보니

그가 나를 깨운 건지 내가 깨어 아침이 된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구분이 되지 않는다... 라.......

그래 나는 

현실에서 늘,이곳과 다른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 자주 멀미를 느껴온 거 같아.


잠에서 비몽사몽 하게 돌아와 보니 

나는 아직도 그쪽에 있다.


새로운 아침.


신선해 보이는 푸른 물의 세계.

그곳 세상은 햇살에 새롭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



아침햇살속의 친구들은 반가웠고,



우리들은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모여 앉아 

 

햇살의 기운을 잔뜩 받았지.

 


그렇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한 채 넓은 물속을 계속 헤엄쳐 갔다.


꿈속에서 정말 좋은 점은 다음 장을 예상할 수도 없고, 계획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신나게 전진.


헤엄 치면서 물속에서 물을 얼마나 먹었던지 코는 따갑지 않았고 내 배는 점점 부풀었다.


나의 영혼의 동반자는 

유유히 헤엄치다가 갑자기 엄청 속도를 내어


빠르게 수면 위로.

점프.




수면위에 둥둥떠있자니

와~너는 누구니!/ 헬로?!

나의 꿈 안이니

내가 그곳의 주인공인 것일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때마침 등장한 상어 고래에

내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천공의 고래상어는 

나와 친구들을 빼고 그곳의 많다 싶은 모든 것을 삼켜 버렸으므로.

거대했지만 겁이 나지는 않았다.



우리는 모습은 달랐지만 

잘 알아온 사이 같았던 느낌.


주변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

분명 우리들이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잘 알아온 사이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

안온함을 느낄수있는 사이들.


천상고래가 지나간 

하늘은 핑크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언젠가 본적 있는 아름다운 노을하늘..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한 파인애플.


영화관 프리미엄석처럼

바다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서로 기대어 앉아

그 와중에 나는 파인애플 껍질을 야무지게 벗기고는



파인애플 나누어 먹었네.




다르게 생긴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등 대고 평화롭게 누워_파인애플을 나누어 먹으며

바라보는 석양은 



아마도 파라다이스 였을 것이다.






_나는 평소 파인애플을 혀가 따가워 잘 먹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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