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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통 Oct 07. 2021

시인 이병국, 화가 박노을을 만나다

비로소 안심을 외치며

박노을 작가의 작품 '멈춰선 곳마다'에서 시작되었다.

예술 작품은 영감을 주어 또 다른 예술을 만들고, 그 순환의 고리를 연계해 나간다.


시인 이병국은 '멈춰선 곳마다'를 보고 시 '비로소 안심'을 썼다.

시 '비로소 안심' 은 최보통으로 흘러들어와 노래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둘은 자기 분야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병국 시인은 '19년에 제4회 내일의 한국 작가상을 수상했고,

시집 '이곳의 안녕'을 출판하였다.

박노을 작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바쁜 미술작가이다.  

1년 내내 전시를 이어간다.


시를 노래로 쓴다는 건 꽤나 어려운 작업이다.

시는 이미 완성된 문장들로 구성되어,

그들을 가지고 운율을 살리는 작업은 쉽지가 않다.


오랜 작업 끝에 셋의 콜라보가 완성되었고, 앨범으로 발매하게 되었다.


*예술작품의 콜라보는 항상 내추럴한 에너지를 갖는다.

내추럴하게 호흡하듯 연결되지 않으면 그 끝을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으므로'


박노을 작가의 '멈춰선 곳마다'




비로소 안심 (Poem 이병국) by 최보통


평면의 계단을 올라

파란 마을에 도착하면

손잡이 없는 문과 문 위의

화단과 화단의 화분과

화분 안의 컵과 컵 안의

나와 숨바꼭질을 하지

나와 숨바꼭질을 하지


흰 구름 같은 목소리가

모락모락 피어 올라서

금방 잡힐 듯도 하지만

밑줄 그은 남의 지붕처럼

구부정한 길은

너에게로 닿지 않아

너에게로 닿지 않아

너에게로 닿지 않아


무럭무럭 자라난

울타리를 넘고

벽과 담의 경계를 빌려

하나와 또 하나의

마을을 잇기로 했지


빗금 친 말풍선이

속삭임을 채우고

찰랑찰랑 주머니를 채우고

파란 손잡이의

파란 마음을 채우는

불가피한 모퉁이

불가피한 모퉁이

불가피한 모퉁이


골목이 날아다니고

보글보글 주전자가 끓고

평면의 의자와 의자 곁의

탁자와 탁자 위에 잔과

잔에 담긴 물과 물에 비친

나와 비로소 숨을 쉬는 네가


최소한의 정면으로

빠끔히 내민


* 제목을 클릭하면 노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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