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각성하며 쓰는 [에세이 17]
"요즘 네가 쓰는 글 사람들이 잘 봐?"
나의 강제적 독자 1호 엄마가 물었다. 우리 엄마로 말하자면 9할 이상 비문학 경제지나 자기 계발서만을 고집해 읽으시는 분이시다. 내 글의 독자층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그런 엄마는 읽기 싫은 글이라도 딸이 쓴 글이니까 하고 꾸준히 읽어주시는데 얼마 전 내게 잘 팔리고 있는 글을 쓰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셨다.
"응. 보는 분들은 계속 꾸준히 봐주시고 계셔. 근데 전체적인 총조회수는 많이 줄었고, 신규 유입이 적어."
"재미없게 쓰니까 그렇지. 요즘 좀 그래."
너무해! 뼈 아픈 팩폭을 날리신다. 내 글이 재미가 없다고? 분하다! 나는 정말 잘 읽히고 재밌는 글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엄마는 한마디 더 던지셨다. "잘 읽혀. 잘 읽히는데 재미가 없다고. 모임 사람들한테 물어봐." 그래서 정말 이번 강릉 MT 때 나는 추가적으로 글을 한 편 더 공개했다. 엄마가 재미없다 한, 모임에 발표하지 않은 브런치북 발행 글을 보여주었다. 정말로 제 글이 재미가 없나요?
"음, 이번 모임 글에서는 참신한 재미가 있었는데 보여주신 글은 참신함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현실에 있을 법한 일이기도 하고 그리고 묘사가 적어서 그런가 봐요. 재미없지는 않은데 아마 어머니께서 소설을 안 읽으시니 이런 일상적인 소재와 묘사가 적은 글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신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참신함과 묘사. 나의 글에 부족한 부분이라 인정한다. 나는 최대한 담백한 글을 쓰고 싶어 하고 그 담백함 안에서 피식―하고 터지며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이어 읽고 싶어지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하기엔 길어지는 묘사는 단출하게 줄였고 참신함은 경험치가 적어서라는 핑계를 대어 본다. 이게 나의 패착인 것일까. 묘사를 생각하니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글쓰기 소재의 장편소설 강영숙 작가의 《라이팅 클럽》이 생각난다.
❝ "학생 글에는 주의 주장만 있어. 말만 있다구. 그렇게 써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누가 학생의 생각을 궁금해할 것 같아? 독자들은 바보가 아냐. 소설을 쓸 때는 자기의 생각 따위는 아예 설명하려 들지 않는 게 좋아." 나는 순간 입술이 달싹거리고 말을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은 J 작가의 오라에 취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생각해 보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설명을 하려 들지 말고 묘사를 하라.' J 작가가 나에게한 문학 수업 제1강의 내용은 바로 그것이었다. (p.101~102)
강영숙 작가 《라이팅 클럽》은 소설 쓰기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하는 강력 추천 필독서로 꼽을 수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유머러스함이 상당한데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고 묘사가 아주 훌륭하게 쓰인 작문서에 어울리는 장편소설이라 생각한다.
관심 분야의 책들이 '비문학'인 독서 인구도 쉽게 접근해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 쓰기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계속해서 고민해 본다. 나는 나만을 위한 글쓰기를 하고 싶지 않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독자 타겟층은 소설도 읽고 싶은데 매번 미루는, 글을 쓰고 싶은데 쓸 내용이 없어 생각만 하고 있는 이러한 독자 대상이다. 나는 나의 독자님께 『다시 문학, 다시 글쓰기』에 쓴 초단편소설과 감성에세이들로 이토록 짧은 글쓰기로도 재미와 감동, 전달하고 자 하는 의미를 표현할 수 있고 계속해서 꾸준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게 나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글쓰기로 내가 가는 길이 옳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참신하고 묘사가 확실한 글을 써야겠다. 참고로 위의 글이 모임 회원님이 참신하고 재미가 있었다던 글이다. 나는 또 성장의 한 계단을 먼저 올라가 보도록 하며 나의 글을 읽고 뒤 따라와 주실 작가님들을 위해 계속해서 글쓰기에 대한 나의 성장 고찰을 기록하도록 다짐한다. 참신함과 묘사를 상기하며 쓰는 글로 계속 성장하는 글쓰기! 재독해도 재미있는 글쓰기! 밑줄 긋고 싶은 글쓰기로 나날이 발전해 보도록 하자.
글이 바닥났다. 내가 모아 온 글쓰기 모임 제출글이 고갈되어 지금은 아예 새 글을 쓰고 있다. 소재를 모으기가 어렵다. 거기다가 이제 글을 쓸 때 참신함과 적절한 터치를 줄 묘사도 계속 고민해 가면서 써야 한다. 분량도 시즌3이 되었는데 아무리 초단편소설이라고 해도 기승전결을 갖추지 못한 미완결 글이 되지 않도록 쥐어짜 내야 한다. 무엇보다 4,000자 글쓰기는 정말 안 되고 있다. 열심히 써서 이쯤이면 됐다 하고 확인해 보면 2,000자를 겨우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즌1, 2 모아 둔 글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미세하게라도 나의 성장이 보인다. 최소 이미 모임 때 썼던 글을 브런치에 발행하기 전 분량을 늘렸고 아예 고쳐쓰기도 하면서 연재 요일을 잘 지켜 내고 있으니 말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지금의 나의 성장을 인정하고 또 더 나아질 방도를 찾아내어 기필코 하루 4,000자 글쓰기에 성공하겠다. 모임의 시작은 400자 쓰기에서부터 시작했다. 지금 5배나 늘었으니까 나는 가능한 도전을 무한도전할 뿐이다.
무모한 도전은 없다. 가능하기에 무한히 도전한다.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 관문을 통과하는 것일 뿐이다. 글쓰기에 못 이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써서 나는 나의 목표에 근접하게 다가서 뛰어들어 쟁취해 낼 것이다. 그런 글쓰기를 지금 하고 언제나 다짐한다. 쓰고, 쓰고, 또 쓰자. 나의 글은 재미있음을 보여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