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다가 결국은, 모든 것은 한순간이다

쓰러진 나무, 무너지는 마음

by 최동철

오늘 아침 숲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엊그제 내린 폭우가 남긴 흔적들이 발끝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늘 그렇듯 발바닥 명상으로 시작한 하루였지만, 오늘은 제 발걸음을 멈춰 세웁니다.

얼마 전 폭우에 큰 줄기 하나가 부러져 쓰러져 있던 나무가 기억납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난 굳건한 밑동을 자랑하던 나무였는데, 오늘 다시 찾은 그 자리에는 거대한 나무 줄기 세 개가 길을 완전히 가로막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지난번 부러진 가지 하나가 결국은 나머지 줄기들을 버티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모든 것에는 생의 주기가 있고,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요. 하나의 줄기가 쓰러지자, 서로 의지하며 버티던 나머지 줄기들도 결국은 힘없이 무너져버린 것입니다. 마치 오랜 세월 쌓아 올린 마음의 탑이 한 번의 충격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듯 말입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인간의 삶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건강이든 마음이든, 관리를 소홀히 하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에 찾아옵니다. 십 년이 걸려 쌓아 올린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오랜 세월 지켜온 건강이 예기치 못한 순간 급격하게 무너지기도 합니다. 삶은 늘 성장과 붕괴의 주기 속에서 흐르고, 우리는 그 붕괴의 순간을 대비해야 합니다.


쓰러진 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있어 평소와 다른 길을 돌아와야 했습니다. 나무가 쓰러진 여파가 저의 산책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합니다. 이 나무를 섣불리 치우지 못하는 것처럼, 삶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돌아가는 길을 택하고, 때로는 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 이 새벽 산책길의 나무가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발바닥 명상을 통해 저는 삶의 무너짐과 그 여파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쓰러진 나무가 저에게 잠시 멈추고 돌아가는 길을 주듯, 우리의 삶 또한 때로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 속에서 새로운 길과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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