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 만항재에서 우리꽃을 배우다
어제 식물탐사 산행길. 저에게는 아직 낯선 숲의 친구들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달에 배웠던 식물 이름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섞여 헷갈리기도 하지만, 함께 동행한 분께서 친절하게 다시 가르쳐주시는 덕분에 하나씩 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기분이 듭니다.
물쑥(털이 없는 매끈한 줄기가 특징), 족제비싸리(콩과식물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북아메리카 원산), 마타리, 각시취 등 익숙한 이름들부터 구릿대(백지라는 약재로 쓰임), 등골나물, 조팝나무, 촛대승마, 황새승마, 담배풀과 같이 처음 보는 친구들까지, 숲은 정말 끝없는 배움의 공간입니다.
특히 어제는 귀하다는 구름병아리난초를 만났습니다. 그 작고 소중한 모습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 훼손될까 걱정할 정도로 귀한 식물이라니, 그만큼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행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참나무에 대해 배운 것입니다. 상수리, 굴참, 졸참, 신갈, 갈참, 떡갈 등 잎의 모양과 잎자루의 유무, 그리고 껍질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나뉘는 참나무의 세계는 저를 완전히 매료시켰습니다. 잎이 넓은 세 종류(신갈, 떡갈, 갈참)와 잎이 좁은 세 종류(상수리, 굴참, 졸참)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연의 섬세한 질서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어제 배운 또 다른 식물들은 물푸레나무(도끼자루나 야구방망이 재료로 쓰일 만큼 단단함), 미역줄나무, 함박꽃나무, 쥐다래, 물오리나무 등입니다. 특히 물오리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초기 사방사업에 많이 심었다는 설명을 들으며, 식물 하나하나가 지닌 저마다의 생존 방식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가장 큰 발견은 투구꽃입니다. 꽃잎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꽃받침이었고, 진짜 꽃잎은 모자처럼 생긴 꽃받침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놀라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마치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겹겹이 쌓인 겉모습 속에 진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땅에는 보고 지킬 것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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