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 발바닥으로 걷는 인생의 가을

내 삶의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 발바닥 명상

by 최동철

새벽 3시 29분, 9월의 마지막 날.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 익숙한 하산길을 시작합니다. 발바닥에 닿는 차가운 흙의 감촉이 온몸으로 퍼져나갑니다. 이른 새벽, 오직 나의 발바닥에만 집중하는 시간. 이 작은 행위가 내 삶의 가장 큰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발바닥 아래로 느껴지는 흙은 어둠 속에서도 제각각의 표정을 드러냅니다. 어떤 곳은 촉촉한 이슬을 머금고 부드럽게 감싸고, 어떤 곳은 단단한 돌멩이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발바닥의 오목한 곳을 지압하듯 꾹 누릅니다. 이 미세한 감촉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며 걷는 이 시간이 바로 저의 발바닥 명상입니다.


요즘 저는 '실력'이라는 화두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자고 나면 변하는 세상, 과거의 '혁명'이라 불리던 급변의 시기가 다시 도래한 듯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저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틈틈이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삶 속에서 실력은 더디게 느는 듯해 불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바닥 명상을 하며 깨닫습니다. 이 더딘 성장이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며,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발바닥이 흙과 돌을 하나하나 밟아가며 길을 익히듯, 내 삶의 실력 또한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일겁니다.

시월의 문턱을 앞둔 새벽 산은 가을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싸늘한 공기 속에서 풍겨오는 흙냄새와 풀 내음이 코끝을 스칩니다. 나무들은 낮보다 더 짙은 침묵으로 저를 맞이합니다.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내면의 불안과 조급함이 조금씩 사그라듭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자,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실력을 배양하고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인생에도 가을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요? 다가오는 '인생의 겨울'에 위해 뜨뜻한 아랫목에서 편히 쉬려면, 지금 이 '인생의 가을'을 실력을 닦고 양식을 쌓아두는 시간으로 잘 보내야겠습니다. 발바닥이 땅을 디디는 이 순간처럼, 흔들림 없이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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