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꺾인 나무, 나의 의지를 묻다

꺼지지 않는 촛불 같은 의지를 위하여

by 최동철

추석의 분주함이 지나간 이튿날 아침,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침 산에 올랐습니다. 흙과 돌멩이를 묵묵히 받아내는 발바닥의 감각에 집중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갑니다.


길목에서 밤새 몰아친 바람의 흔적을 마주했습니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줄기째 힘없이 꺾여 있었습니다. 뒤틀리고 떨어져 나간 가지들은 마치 모진 바람을 견디지 못한 상처처럼 보였습니다. 평소 약했던 부분이 여지없이 부러진 모습을 보며, 문득 나의 '의지'를 생각합니다.


나의 의지 또한 저 여린 가지와 같아서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굳게 마음을 세우려 해도, 예상치 못한 시련의 바람이 불어오면 속절없이 꺾이고 맙니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다, 어느새 꺼져버리는 순간들을 얼마나 많이 겪었던가요.


바람은 언제 어디서 불어올지 모르고, 우리의 의지는 언제 어떻게 꺾일지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연약한 의지를 굳건히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나의 뜻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묵직한 질문이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오늘 하루, 꺾인 나뭇가지가 던져준 이 숙제를 안고 살아가려 합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단단한 땅의 기운을 느끼며, 다시 한번 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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